안녕, 평양
성석제 외 지음 / 엉터리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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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북스 / 안녕 평양 / 성석제, 공선옥, 김태용, 정용준, 한은형, 이승민



아직도 많은 자기식대로의 해석과 부족한 소통, 한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이념과 사상들이 얽혀 갈길이 멀기만 한 "통일", 한 민족임에도 그것을 자본주의식, 지나친 이념과 사상의 대두가 되어 막장이 따로 없는 연극을 해대는 정치판을 보면서 그저 같은 마음으로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사실이란 것에 절망하게 되곤 한다. 지나친 확대 해석과 몰아부치기식 트집 잡기에 혈안이 된 분단 국가. 어릴 적 해맑게 불렀었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란 말이 얼마나 현실성 없는 것이었는지 <안녕, 평양>을 읽으며 더듬어보게 되었다.

<안녕, 평양>은 성석제, 공선옥, 김태용, 정용준, 한은형, 이승민의 6명의 작가가 쓴 단편을 모은 책이다. 작가마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이 글 속에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내려왔지만 차갑고 냉정한 남한의 자본주의 실상에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선옥 작가의 '세상의 그런 곳은'을 시작으로 북한이란 주제가 녹아든 소설들을 연거푸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성석제 작가의 '매달리다'란 작품에서 배를 타던 어린 시절 '이명길'이 북한 연해를 넘는 바람에 북으로 이송되었다 몇달만에 풀려나 남한으로 돌아와 별탈없이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나날들을 영위해 나가던 중 군부로 바뀐 정권에서 간첩, 빨갱이로 찍혀 이명길 본인의 인생은 물론 가정이 풍비박산 난 이야기는 허구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라 쉬이 넘길 수 없었던 것 같다. 자신의 삶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자신의 과오가 아내와 아들에게까지 해를 입혔다는 죄악감에 자신의 몸을 매달아야만했던 이명길은 간첩도 빨갱이도 아니었음을, 그저 어쩔 수 없었던 시대라고 하기엔 우리의 무겁고 답답한 현대사 앞에서 너무도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음을 <안녕, 평양> 단편들 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래도 뭔가 희망적이지 않을까...란 기대를 하며 펼쳤던 책이었는데 중간중간 웃게 만드는 요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주제만큼이나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 최근 급물살을 타는 듯한 남북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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