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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하루 - 생활 모험가 부부가 담아낸 소소한 계절의 조각들
블리 지음, 빅초이 사진 / 소로소로 / 2018년 7월
평점 :

소로소로 / 숲의 하루 / 사진 빅초이, 글 블리
| 아침부터 분주했던 하루를 찬찬히 곱씹는 시간, 이따금씩,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도 필요하다. |
| 모험은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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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숲을 집 삼아 한결같은 자연의 모습에서 풍요로움과 한결같음, 그 속에서 뾰족뾰족 날이 섰던 내 자신을 돌아보며 무디게 깍아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숲의 하루>
가뿐 숨을 몰아쉬기에도 힘들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던 적이 있었다. 목구멍까지 가득 찬 한숨 때문에 그것을 내쉬다가는 하루가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쓸데 없는 생각으로 한숨을 내쉬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런 나날 속에 가슴을 뻥 뚫리게 해줬던 것이 바로 캠핑이었다. 사회에서 마주치게 되는 질책의 눈빛, 한껏 날이 선 조롱과 조소의 눈빛들, 시기와 질투의 눈빛들, 그저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무의미한 말들, 하기 싫지만 그럼에도 게으름 부릴 수 없는 엄마, 아내라는 자리에서 오는 고단함.....'캠핑'은 그런것으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엄마, 아내라는 자리가 희미해져버리는 시간, 산 속의 고요함 속에서 들리는 산새들의 지저귐과 나뭇잎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도 요동치는 가슴을 진정하기 힘들 정도로 나에게는 산 속에서의 캠핑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었다.
<숲의 하루>를 보며 변함없이 내려앉는 사계절의 자연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부부의 시선에서 함께라는 돈독함을 느낄 수 있었다. 든든한 동지애가 느껴지며 멍 때리는 시간도 허용되지 않는듯한 숨가쁜 도시에서의 생활은 그들이 바라보는 자연 속에서 무장해제된다 그렇게 인간을 옥죄고 있던 답답함은 자연 속에서 사르르 녹아내리고 느긋함과 여유, 마음의 풍요로움이 느껴져 짧은 시간 더께처럼 내려앉았던 답답함을 훌훌 벗어버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