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요일에서 만났던 소설들이 역사 소설이었다는 점이 떠올라 출간전 연재부터 관심있게 보았던 소설 <신주쿠역 폭발사건>
<이답 스토리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작이라고하니 더더욱 궁금증을 폭발시켰던 작품이다.
201X년 미로처럼 얽힌 신주쿠의 통로, 그 중에서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 처음 본 낯선 이에게 종이봉투를 신주쿠역 통로에 내려놓는 조건으로 돈을 받은 남자는 부탁대로 종이봉투를 통로에 내려놓는다. 하지만 남자가 내려논 종이봉투 안에서는 규칙적인 째깍소리가 들리고 얼마 후 종이봉투는 폭발하고 만다.
의문의 사고를 당해 부모님을 잃은 코헤이는 부모님이 죽기 전날 불길한 예지몽을 꾸게 되고 실제로 부모님은 다음 날 그렇게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후 잠잠하던 꿈은 다시 불길한 꿈으로 코헤이를 괴롭히고 그것이 교환학생으로 온 윤하라는 아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안 코헤이는 쪽지로 윤하에게 어서 일본을 떠나라고 일러주고 코헤이 덕분으로 목숨을 건진 윤하는 간간이 그와 연락하며 지내게 된다.
현재의 코헤이와 윤하의 이야기는 과거의 복순에게로, 다시 현재를 오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일제 시대 일본으로 식모살이를 갔던 강복순은 일본인들에 의해 끔찍한 생체실험을 겪게 되고 그런 그녀를 쫓는 아사코란 존재와 '일미회'라는 조직의 이야기가 더해져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언젠가 일본인들에 대한 책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책에서 저자는 동일본대지진을 뉴스를 통해 보며 정한론을 주창하는 망령들이 일어날 것이란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고 했다. 그때는 '뭘 그렇게까지 오바해서 생각하는거지?' 했지만 조목조목 나열되는 일본인들의 치밀한 행적을 보며 한국인들이 너무도 안이한 생각으로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주쿠역 폭발사건>은 읽는 내내 극우와 혐한에 쌓인 무서운 조직들의 실체에 대해 이야기해주던 그 책을 떠오르게 했는데 일본인들의 철두철미함과 집요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일본의 영광을 다시 재현해보겠다는 그들이 집착 또한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보았기에 <신주쿠역 폭발사건>의 이야기가 왠지 더 섬뜩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