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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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덴슬리벨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올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원작 소설을 만났다.
소설이 출간된지는 꽤 되었는데 나는 이번 개정판으로 처음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아마 2차 세계대전 당시 이야기라는 것을 몰랐다면 '제목 참 희한하군!' 하면서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등장하는 건지 섬은 프랑스의 노르망디와 영국의 남단 사이에 있는 영국해협으로 여러개 섬의 집합체인 채널 제도에 속해 있는 섬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5년간 독일군의 의해 점령당하기도 했으며 독일군이 영국을 점령하기 위한 지정학적 교두보로 삼았던 곳이라 전쟁의 역사가 남겨진 곳이기도 하다.

줄리엣은 전쟁의 이야기를 칼럼에 실으며 그것을 모은 '이지 비커스태프, 전장에 가다'라는 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야기는 각 인물들이 주고받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 당시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상, 전쟁 후의 상황들, 문체 등을 느낄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요즘 같이 빠르고 편하게 전달할 수 있어 가볍고 심플한 말투가 아닌 서신이란 매개체를 통해 느껴지는 조심스러움이 꽤 인상깊게 다가왔다.

줄리엣을 비롯해 편지에 나타나는 인물은 출판사 사장인 시드니와 줄리엣의 일정에 함께 동행하는 수전 스콧, 줄리엣에게 꽃을 보내는 매력남 마컴 V. 레이놀즈 2세와 이 소설에서 중요한 인물들인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탄생시킨 북클럽 멤버들이 등장한다.

'이지 비커스태프, 전장에 가다'라는 책의 관심을 한몸에 받던 줄리엣은 채널제도 건지섬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도시 애덤스에게서 한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찰스 램'의 열렬한 팬인 도시는 그가 사는 건지 섬에 서점이 없어 소장하고 있던 줄리엣의 책에 나와있는 그녀의 주소로 런던에 있는 서점의 주소와 이름을 묻는 내용이었는데 편지의 내용 속에 등장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줄리엣이 호기심을 느끼게 되면서 도시를 포함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멤버들과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북클럽 멤버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먹을 식량으로 독일군이 가축까지 모조리 끌고가는 상황에서 아멜리아의 집에 남아있던 돼지를 멤버들과 몰래 나눠먹고 가는 길에 독일군에게 걸려 큰 위험에 빠질 뻔했지만 엘리자베스의 재치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 탄생한 이야기에서 평소 책조차 읽지 않았던 사람들이지만 북클럽에 참석하겠다는 독일군 사령부의 말 한마디 때문에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구색을 갖추게 되지만 정작 독일군 사령부가 북클럽에 참석하는 일은 흐지부지 되었는데 오히려 북클럽 멤버들은 전쟁의 고통을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으로 승화시킨다는 내용에서는 적잖은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전쟁으로 인해 독일군의 간섭을 받는 건지 섬 주민들, 먹을 식량도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전쟁의 어두운 고통 속에서 그것을 기쁨으로 탄생시킨 독서, 고통스러움을 독서에서 찾은 기쁨으로 안정을 찾았던 이라면 상황은 다르더라도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북클럽 멤버들과 편지를 주고 받던 줄리엣은 폴란드 출신의 불쌍한 강제 노동자를 숨겨줬다는 이유로 엘리자베스가 체포되어 프랑스 감옥으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독일군이 철수 한 뒤에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초반의 전쟁 직 후 폐허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전쟁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는 엘리자베스의 생사 이후 전쟁의 실상을 가감없이 만나게 되어 전쟁의 양면성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 식량으로 한껏 고조된 상황은 건지 섬 주민이나 독일군에게나 똑같이 가혹한 상황이어서 전쟁영화나 전쟁이야기를 읽다보면 항상 드는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라는 물음이 떠올라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곧 개봉할 영화 또한 원작의 느낌과 어떻게 다르게 다가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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