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 - 소심한 여행가의 그럼에도 여행 예찬
이준명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6월

 어크로스 /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 / 이준명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
여행에 대한 여러 고민들을 향한 핵심을 정확히 집어낸 듯한 제목이 마음이 와닿았다.
여행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단기간이라면 윗사람의 눈치와 업무 조율을 하며 휴가를 써야하고 돌아와서의 밀린 업무 또한 걱정거리일 것이다. 여행 갈 것을 정했다면 어느 곳을 갈 것인지 숙박은 어디로 할것이며 어느 코스로 계획을 짤 것인지 하나하나 신경쓰지 않을데가 없다. 기분 좋게 여행을 결정했어도 이런 문제들 때문에 중간에 한두번씩 짜증이 치미는 것을 경험하곤하는데 그럼에도 여행을 떠나면 나는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곤 한다. 낯선 곳에 뚝 하고 떨어진 기분에 언어부터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게 없지만 신나고 즐거울거란 환상이 여지없이 깨지기도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도움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때도 있다. 말로 표현 못할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되기도하고 일상 생활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소한 일에 엄청나게 감동하기도하면서 내가 살아있고 살아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그런 느낌이 많은 여행 에세이일거라고 생각했다.

매일 기계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치여 내 자신을 잃어버린 내가 싫어 모든 것을 던져놓고 떠난 여행,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니 자유를 얻었다는 이야기는 여행을 떠난 이나 떠나지 않은 이에게는 모두 공감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때로는 위험을 동반할 것 같아 망설여지게 되는 여행길에 대해 용기를 내면 결국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또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들으면 별다를 것 없다고 느껴지는 여행 에세이처럼 들리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경험과 고전에 등장하는 소설의 주인공이나 작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져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읽었던 고전이고 소설 속에 나오는 글귀라는 것을 알지만 이 책에 인용됨으로 다시 한번 천천히 되짚어 읽으며 비로소 그 뜻을 되새길 수 있어 오랜만에 꽤 색다른 여행 에세이를 만난 느낌이다.

여행 에세이는 비슷한 것들을 경험하고 평소 보지 못했던 시각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는 소중한 경험이란 것을 책을 통해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여행하는 이들의 조금씩 다른 시선에서 느껴지는 여행의 참의미를 볼 수 있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독자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역시 데미안의 한구절처럼 알을 깨고 나오지 않으면 아무런 세상도 얻을 수 없기에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