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여자아이의 이름이 섞인 제목이라 더욱 궁금하게 다가왔던 <내가 김소연진아일 동안>
더욱이 한참 자라는 아이들의 심리가 일상 생활속에 잘 녹아드는 이야기로 다가왔던 황선미 작가님의 글이었기에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었다. 평소 황선미 작가님의 글을 딸아이가 몇번이나 되풀이해서 읽는 것을 보면서 어떤 내용일까 함께 읽으면서 그런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서 황선미 작가님의 새 글이 나올때마다 아이보다 엄마인 내가 더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소심하여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려운 진아, 화나는 일이 있어도 왠만하면 참고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것을 밖으로 표출을 안하는 성격인 진아는 자신의 소심함 때문에 언제나 당당하며 자신의 의견을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하나의 모습이 부럽다. 그런 하나의 모습을 가지고 싶어 자신도 하나처럼 연습해보곤 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그런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뒷정리를 하던 몇 명의 아이들만 남아있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하나를 불러 소연이의 도우미가 돼 주면 안되겠냐고 물으시지만 하나는 자신이 너그럽지 못한 성격이며 방과 후에 해야될 것이 많아 소연이의 도우미를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하나가 맡지 않은 소연이의 도우미는 평소 성실했던 진아에게 맡겨지게되고 소연이의 도우미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하나처럼 똑부러지게 말하지 못했던 진아는 울며 겨자먹기로 소연이의 도우미 역할을 해나가게 된다. 소연이는 같은 동급생이지만 행동이 느리고 제대로 표현을 못하는 등 또래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아이들의 원망을 종종 듣는 아이인지라 진아는 매일 아침마다 소연이 집에가서 소연이를 달래며 학교에 가고 도와주면서 친구들에게 소연이의 원망도 대신 듣는등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결국은 소연이의 팔을 잡아당겨 아프게하고 꼬집기도 하는등 소심하며 못난 자신의 모습에 힘들어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딸 아이 반에 소연이와 비슷한 친구가 떠올랐다. 진아네 반에서는 선생님의 지시로 진아가 소연이의 도우미가 되어 소연이의 일까지 신경써야하지만 딸 아이 반에서는 그 친구와 짝이 되기 싫다고 짜증을 내는 아이는 없고 짝이 되는 아이나 같은 모둠 아이들이 도와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공부보다는 서로 도와주는 이타적인 마음이 예뻤던 기억이 있었는데 비슷한 친구의 이야기가 책 속에서 나와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됐다. 나와 조금 다르다고해서 귀찮아하거나 하찮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또래보다 지능이 조금 낮다고 해서 그로 인해 수업 분위기가 흐려지기 때문에 보통 아이를 둔 부모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을 학교에 항의하는 부모의 태도를 보며 아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친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고 나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결국은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게 되는 이런 이기적인 상황들에 대해 아이나 어른들이 반성하게 되는 이야기인지라 이번 황선미 작가님의 <내가 김소연진아일 동안>을 읽으며 딸아이가 반에 조금 다른 그 친구를 대할 때 진아 같은 마음이었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게 되었다.
내용은 진아가 소연이의 도우미를 맡으며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자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많아 진아의 답답함에 짠하기도 했는데 그 속에서도 진아의 짝 정우의 괜찮은 면과 황선미 작가님의 전작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에서 나왔던 오윤기와 장루이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