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죽인다
손선영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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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스투유 / 내가 먼저 죽인다 / 손선영 장편소설


<내가 먼저 죽인다>는 관동대지진의 피해를 조선인들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한 일본인들의 잔인함과 무차별적인 살인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어 기억에 많이 남았던 <판>을 썼던 손선영 작가의 신작이라 더욱 궁금하게 다가왔다. 거기다 <내가 먼저 죽인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 또한 소설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으니 전작으로 이미 예상을 빗나가는 소설을 만났던 터라 이번 작품 또한 나의 예상범위를 능가하리란 기대감으로 만나게 된 손선영 작가의 작품 <내가 먼저 죽인다>

직장 동기로 만난 박상준과 손창환, 경기가 안 좋아 대폭 축소된 최소한의 인원만 채용하던 1992년 경상은행에서 박상준과 손창환은 동기로 만났으나 고졸 출신이었던 손창환과 대졸 출신이었던 박상준은 동기라고는 하지만 이미 나이차가 꽤 나는 직장 동기로 채용되어 함께 연수를 받던 어느 날 밤 박상준으로부터 구타를 받았던 고졸 출신들, 그중에 손창환은 박상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손창환이 일하는 지점에 박상준이 대리 직급을 달고 발령을 받게 되고 안 보던 몇 년 사이 더욱 교활해진 박상준은 강자에게 약하며 약자에게 강한 비열한 인간이 되어 손창환을 비롯한 평사원들을 괴롭히며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등 소설 속에서 악인으로 등장한다. 윗사람들에게 아첨하며 아랫사람들은 궁지로 모는 것이 박상준의 특기였으니 손창환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박상준의 모습은 버러지만도 못한, 비열하고 추잡한 인간상을 하고 있어 손창환이 느꼈을 분노가 전해져 사회생활을 하며 만났던 이름은 다르지만 내가 만났던 박상준이 생각나 울컥해졌었다.

박상준의 못된 행각들이 노조에 들어가게 되고 박상준의 그간 행적들을 알려달라는 노조의 부탁을 받은 손창환, 하지만 박상준을 보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는 손창환에게는 되돌릴 수 없는 후회로 남아 결국 박상준의 모함으로 누명에 징역까지 살게 되고 출소 후 택시 기사를 하게 된 손창환에게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박상준이 자신의 택시에 올라타게 되고 손창환은 그에게 복수할 결심을 한다.

소설 초반에 킬러와 계약을 맺는 장면이 나오고 술에 취한 박상준이 손창환의 택시에 타면서 그들의 악연의 고리로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이 나오다 박상준에게 복수할 것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손창환은 박상준의 딸에게 자신을 납치하라는 제의를 받게 되고 얘기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갈지 종잡을 수 없어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게 됐던 것 같다.

<판>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보는듯한 생생함이 느껴져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는데 <내가 먼저 죽인다> 또한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생생함이 느껴졌던 소설이다. 온갖 부조리함에 가슴이 콱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있는 소설이지만 속도감이 붙을만큼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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