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김지영 지음 / 푸른향기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푸른향기 /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 김지영


평소 에세이는 잘 안읽는 편이지만 제목이 예뻐 보자마자 관심이 갔던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아마 요즘 내 기분이 말랑말랑하지 않았다면, 의욕에 불타올라 고삐를 한껏 쥐고 있었던 때라면 이 책은 내 눈에 띄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하며 적어나간 이야기들이 날것 그대로 숨쉬고 있는 여행 에세이조차 사실은 색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다들 데자뷰처럼 마주하게 되는 똑같은 하루와 두려운 미래, 지금이 아니면 결코 못할 것 같은 조급함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올라탄다. 현재 내가 다니던 직장, 그나마 안정되어 있던 생활을 벗어던지고 낯선 곳,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며 부모님이 아무말 없이 해주던 무한한 희생에 감사해하고 사회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숱하고 느꼈던 속앓이조차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임을 깨닫는다.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경이로운 자연 앞에서 마냥 경건하고 감사한 마음에 부풀게 되는 이야기. 모든 여행 에세이의 공통점이라 특별히 색다르게 다가올 것도 없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펴자마자 그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내가 느껴보지 못했던,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감정들을 이야기할 때는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됐던 것 같다. 

'글 잘쓰네?' 하면서 계속 곱씹다가 웃기도 하고 코가 찡하기도 했던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뻔할거라고 생각했던 여행 에세이가 이토록 가슴에 와닿을 줄이야.... 왠지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허탈함이 책을 덮었을 때 느꼈던 첫번째 감정이었던 것 같다. 뻔하다면 뻔하게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결코 뻔하지 않았던 여행 이야기가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였던 것 같다.

포르투갈 포르투의 '성 주앙의 밤'의 뿅망치 축제도 탄자니아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 아이들에게 주려고 진우가 샀던 초콜릿도 마추픽추의 귀여운 야마도 리투아니아의 빌뉴스의 단하루 우주피스 공화국도, 이 책에 등장했던 지역을 어디선가 본다면, 언젠가 내가 그 곳에 가게 된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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