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파파의 회고록

무민파파의 회고록 ㅣ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3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6월

작가정신 / 무민파파의 회고록 /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 따루 살미넨 옮김

미치게 귀여운 캐릭터는 아니지만 두리뭉실한 몸매가 너무나 친근한 무민 캐릭터.
무민 캐릭터는 귀여워서 어쩔줄 모르게 만드는 여느 캐릭터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엄청나게 귀엽고 앙증맞아서 갖고 싶을 정도로 덥썩 손이 가지는 않지만 둥글둥글한 외모와 조금은 시크한 표정이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데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확실히 무민의 캐릭터가 하마인줄만 알고 있었다. 후에 하마가 아니라 트롤이라는 것을 알고 무민의 멍하지만 세상살이를 다 안다는듯한 무심한 표정이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무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오랫동안 보아왔던 친근감이 있었기에 작가정신에서 출간 된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시리즈를 통해 무민의 이야기가 알고 싶어졌다. 낯익은 캐릭터지만 새삼스럽게 무민 가족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겨버린 나, 그 중에서도 무민파파의 회고록을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아이를 둔 부모가 되다보니 성별은 다르지만 무민파파의 젊은 시절 이야기에 공감이 될 것 같았다.

무민이 아주 어렸던 어느 여름 날, 무민파파가 심한 감기에 걸려 울적한 기분이 되자 무민마마는 감기 때문에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이 기회에 무민파파의 젊었을 때 이야기를 글로 옮겨보는게 어떠냐고 물어오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무민파파의 회고록>이 탄생하게 된다.

무민파파의 회고록 첫 머리는 바람 불고 우중충한 가을 날 갈색 종이 봉투에 휩싸인 무민이 보육원 계단참에서 발견되어 보육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는데서 시작한다. 궁금증이 많았던 무민과 씻는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던 헤물렌, 그러던 어느 날 무민은 보육원 앞 얼어붙은 바닷가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보육원을 탈출할 것을 결심하게 되고 그날 밤 과감히 탈출을 감행한다. 그렇게 자유의 몸이 된 무민은 딱히 그를 반기지 않는 고슴도치를 처음 만나게되지만 고슴도치를 이웃으로 두고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여 다시 길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발명가 호치스와 수집을 좋아하지만 실수투성이인 머들러, 만사가 귀찮은 게으름뱅이 요스터, 거대한 부블 에드워드를 만나게 되고 호치스가 지은 배를 타고 모험을 떠나게 된다.

<무민파파의 회고록>은 무민파파가 보육원에 버려져 커가면서, 그 곳을 탈출하여 새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곳을 모험하며 벌어졌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어떤 대상을 캐릭터로 설정했는지 짐작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각기 개성이 뚜렷한 그들의 좌충우돌 모험기를 담고 있다. 무민파파의 회고록을 통해 어린 무민의 친구인 스니프와 스너프킨의 부모들인 머들러와 퍼지, 요스터와 밈블의 젊은 시절 이야기도 함께 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난 '토베 얀손'은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1914년 조각가 아버지와 일러스트레이터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945년 <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출간하면서 '무민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는데 태어나고 자란 시기가 전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있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작품만 봐서는 짐작도 할 수 없는 이야기라 더욱 색다르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자, 이제 떠나기만 하면 돼. 후암! 그래 너희는 인생을 허비하고 있어! 아침부터 밤까지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고치고. 그렇게 부지런하면 위험해. 아무 소용도 없는데 고생스럽게 일하는 생각만 해도 우울하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