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ㅣ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위즈덤하우스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영국에서 소설가이자 극작가, 평론가로 활동했던 '오스카 와일드', 재능만으로 상류 사회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지만 동성애 사건으로 인해 비극적 최후를 맞은 오스카 와일드가 남긴 유일한 작품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고전이지만 만화가인 박희정씨 손끝에서 탄생한 도리언 그레이의 그림은 더욱 몽환적이며 퇴폐적인 느낌이 풍겨 더욱 인상 깊었다.

바질 홀워드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그와는 반대로 기묘한 느낌을 풍겨내는 도리언 그레이를 알게 되었고 그를 초상화로 담아낸다. 바질의 가까운 지인 헨리 경은 바질의 집에 들렀다 초상화를 통해 도리언을 알게 되고 바질의 소개를 통해 도리언을 만나게 되는데 초상화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을 뿜어내는 도리언의 때묻지 않은 청초함에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아직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닌 도리언에게 헨리 경은 아름다움과 쾌락에 대한 이야기로 도리언 내면의 본성을 자극하고 위험을 감지하면서도 도리언 또한 헨리 경에게 호기심을 보이게 된다.

도리언의 아름다운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한 바질과 자리를 지키고 있는 헨리 경의 미묘한 신경전, 처음 보게 된 헨리 경과 도리언의 미묘한 호기심 등이 동성애에 대한 느낌을 한껏 부각시켜주는데 그런 요소들이 퇴폐적이라기보다는 소설 속에서 헨리 경이 쏟아내는 언어유희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영국 상류 사회의 점잖은 모습 이면의 모순되는 인간상들은 헨리 경의 입을 통해 현실감있게 다가오는데 외려 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실제하는 도리언 자신보다 욕망과 쾌락을 즐길수록 변해가는 초상화 속의 도리언의 변화 과정보다 헨리 경이 쏟아내는 철학적인 언어유희에 빠져들어 헨리 경이란 인물에 매력을 더 많이 느끼게 됐던 것 같다.

화려한 부와 그에 걸맞는 상류 사회의 모습은 제각각의 인간상에 녹아 인간의 가장 발가벗겨진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고 외적인 아름다움에 방황하며 타락의 길을 걷는 도리언의 모습 또한 인간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허탈감을 맛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