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

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 - 일본 열도로 퍼진 조선 사기장의 숨결 ㅣ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8년 4월

도도 / 일본 도자기 여행 에도 산책 / 조용준

<일본도자기여행 : 에도 산책>은 <일본도자기여행> 시리즈의 마지막편이다.
도자기 기술을 위해 조선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일본인에게 도자기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일 것이다. 당시 도자기술이 발달되었던 나라가 동양권이어서 서양인들이 중국의 도자기에 미쳐있었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도대체 도자기가 무엇이길래 수 많은 살상을 피해갈 수 없는 전쟁을 일으켰다는 말이 나올 정도일까?
당시 일본은 도기와 석기밖에 만들지 못했었고 임진왜란을 통해 조선에서는 그 기술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도공들을 대거 납치해갔다. 기술을 위해서 납치되었고 평생 고국에 되돌아갈 수 없는 조선인의 설움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사대부정책에 입각한 고리타분한 선비정신에만 한눈이 팔려 있을게 아니라 기술에 대한 진보적인 생각과 대우가 충분히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항상 있었기에 조선에서,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도자기와 일본인이 생각하는 도자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지 궁금하였다.
 

도도 / 일본 도자기 여행 에도 산책 / 조용준

조선을 약탈하다시피 기술을 노략질해간 일본이기에 어쩌면 한국인으로서 그런 일본을 보는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우리가 먼저였지만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세계에서 꽃을 피웠던 일본인들의 발빠름에 패배감과 좋지 않은 감정이 교차하는 중에 책을 한장한장 넘겨보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일본인=도자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어느정도 해소됨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옳지 못한 방법으로 시작한 기술이었지만 그것을 이어가기 위한 그들의 자부심과 노력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기술을 인정받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볼 때 몇백 년 전의 전쟁이 남겨준 교훈을 우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란 위기감이 함께 들었다. 전쟁의 광기에 휩쌓여 있었던 일본이지만 타인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그들 나름의 노력을 제대로 볼 수 있었고 가문과의 결혼등을 통해 도자기 기술이 발전하고 쇠퇴함은 물론 또 다른 이가 그것을 계승하고 다른 기법을 혼합함으로써 새로운 도자기술을 발달시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교가 되는 대목으로 비춰져 씁쓸함이 느껴졌다.
 

도도 / 일본 도자기 여행 에도 산책 / 조용준

가문에서 이어지는 도자기 이야기와 무력을 피하기 위해 문화에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안료와 도자기를 통해 재현시키고자함은 전장시대를 보여주고 있었고 차편이 마땅치 않아 택시비만 왕복 25만원돈이 나올정도로 외진 곳에 위치했지만 도자기박물관은 도시 못지 않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그들이 생각하는 도자기란 그저 형식을 갖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대체적으로 우리것을 약탈해간 나라의 도자기 기술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는 은은한 우리것과 다른 그들의 화려함, 결코 뒤지지 않는 도자기 기술과 어쩌면 우리의 그것보다 더 앞서나가는 그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곁들어진 사진이 선명하고 도자기 여행을 하며 저자가 여행한 곳의 차편등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 여러모로 저자의 노력이 돋보였던 것 같고 딱딱한 도자기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자기와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가 흥미를 끌고 있어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 또한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