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베어타운 ㅣ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다산책방 / 베어타운 /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사랑하는 아내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시크함이 매력이었던 오베,
왕따를 당하는 엘사와 가지각색의 이웃들간의 이야기가 어우러졌던 할미전,
까칠한 브릿마리 이야기와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가 실렸던
하루하루 이별의 날까지,
지극히 개인적이며 이웃들과 소통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삭막해져버린
요즘 시대를 반영하듯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에는
타인보다 자신의 이익에 있어 약삭빠르고
따뜻함보다는 냉정하며 무관심함이 몸에 배어있는 현실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 캐릭터를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고개를 돌려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까칠하고,
본인들만 생각하는 이웃들의 모습이라 이야기 속에 녹아들기가 쉬운데
그러함 속에 녹아들지 못하는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겉으로 비치는 어두움에 머무르지 않고
그들이 얼마나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존재인지를 계속 부각하고 있다.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조금은 바보같아 보이는 캐릭터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삶을
이어가게 하는지 나의 시선이 아닌 그들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어 타인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고 있는
것이 프레드릭 배크만의 특징이라 하겠다.

사회에서는 내쳐진 듯하지만 그 속에서도 꿈과 사랑을 가득 품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인간미와 따뜻함을 엿볼 수 있었기에
 <베어타운> 에는 또 어떤 느낌의 따뜻함이 녹아 있을지
내심 궁금증이 들었더랬다.
하지만 지금껏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을 읽었던 독자라면
<베어타운>은 약간 어리둥절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산 속 마을인 베어타운.
베어타운은 깊은 산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호수를 내려다보며
산비탈에 자리잡고 있는 고급 주택가 하이츠와
중산층이 거주하는 중심가, 북부에 지대가 낮고 임대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할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활발했던 마을의 활기는 어느새 사그라들어
꺼져가는 마을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사람들이 매달리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하키였다.
열일곱, 열다섯 소년 소녀들의 베어타운 아이들의 이야기와
하키로 마을의 경제를 다시 일으키려는 어른들,
아이들에게는 꿈이, 어른들에게는 마을의 희망이 달린 것이
하키였고 그 중에서도 하키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케빈은
마을의 자랑거리이다.

하키는 베어타운의 상징이자 자랑거리며
꺼져가는 마을의 쇄락을 막고 다시금 부흥시켜줄 유일한 돌파구이기도 하다.
청소년팀 준결승이 다가와 하키에 대한 모두의 기대가 한껏 부푼 어느 날
베어타운의 최고의 하키 선수 케빈이 마야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마을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하키를 좋아하든, 관심이 없든간에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의 공동체 의식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것인지
소설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공동체 의식이 빚어내는 개인들의 욕심이
마야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소설을 통해 그것을 들여다보며
나와는 별개의 이야기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가해자나 피해자만큼이나 방관자 또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음음
기억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