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세계 장애공감 1318
빅토리아 그롱댕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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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기발한 발상의 전환!

작가는 14살에 장애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캠프에서 만난 자폐인들이
각자 다양한 양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충격을 받고 자폐에 대해 공부합니다.
그 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16살에 이 책을 쓰고 18살에 출판 했다고 하네요!

📖모두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 한 가지 이상의
관심사에 깊게 몰두하는
‘디깅러’들의 세상에 태어난
비 자폐인 청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관심사를 찾아 키우는 교육을 받아
그에 맞는 직업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곳에 태어난
아무런 재능도 없는 장애인 기욤.
기욤의 병명은 ‘윙 증후군’입니다.
부모님은
기욤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죠.
그 때문에 기욤은
(주사)바늘 공포증을 얻게 됩니다.

기욤은 모든 면에서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그의 행동은 치료 받아야 할 병으로
취급받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받는 대우 그대로지요.)

삶의 의욕도, 살아갈 이유도 모르는
기욤 앞에
자기와 같은 윙 증후군 소녀
‘그레이스’가 나타납니다.
그레이스는 재즈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였고,
나라에서 손꼽히는 인재였죠.
기욤은 그녀를 보며 자신도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얻고
사랑의 감정도 알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이스가 말도 없이
전에 살던 도시로 돌아가 버립니다.
기욤은 그녀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사는 도시에서 진행되는
윙 증후군 치료 연구에 자원합니다.
바늘 공포증까지 참아 가면서...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너무도 흉측한 현실이었습니다.

과연 기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사랑에 빠진 18살 소년 기욤에게 닥친 가혹한 운명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자폐는 그 증상 범위가 워낙 넓어서
자폐 스펙트럼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그들의 시선으로 본 우리 비 자폐인의 모습이 바로 기욤의 모습이겠지요.
좀 더 적극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재즈 음악 소개와
임펙트 있는 반전까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윙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충동, 과장해서 말하고 싶은 욕구, 복잡한 감정을 말로 표출하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꼬 도망치기 등의 행동 양상을 동시에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비유를 사용해 말을 하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p39

🔖“그에게 무슨 결함이 있는 게 아니에요. 다만 뛰어난 능력이 없는 것뿐이에요. 사회는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그런 사람들에게도 감정이 있고 존엄이 있고 자존심이 있어요.(...) 짐승이나 다를 바 없는 처지가 되었다고요.” -p38

🔖아마도 치료의 현실적 목표는 사회에서 달갑지 않은 존재들을 제거하는 데 있을지도 몰랐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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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마지막 여름
지안프랑코 칼리가리치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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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마지막 여름

-지안프랑코 칼리가리치 지음, 김현주 옮김/

 

결국 항상 이런 식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다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끝장으로 치닫게 만드는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p15

 

첫 문장부터 강렬하게 끌어들이는..

 

로마는 언제나

아름답고 예술적이고 활기찹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주인공은

누구와도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겉돌기만 할 뿐이죠.

 

유일한 친구였던 그라지아노가 죽자

그는 철저한 외톨이가 됩니다.

사랑하는 여자마저

온전히 자기 차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련없이 세상을 등지려합니다.

 

방황하는 젊은 청춘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실격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상 같기도 하고...

 

로마 배경의 영화들이 머릿속에 펼쳐지고

브리오슈와 마들렌 차와 술 그리고

훌륭한 고전 작품들이 많이 언급되어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글 자체가

무척 아름답고 섬세하고 공허하고 우울해서

젊은층에게 크게 사랑받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

아리아나..나쁜 기지배 ㅠ



로마는 우리의 도시였고 우리에게 관대했으며 우리를 달래주었다.(...)

로마라는 도시는 기억을 태워 버리는 특별한 성질을 갖고 있기에,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아주 소수의 인물과 장소, 일에 대한 기억만 또렷이 남아 있다. 도시라기보다 꼭꼭 감추어 두었던 짐승 같은, 우리의 은밀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어려쁜 짐승은 언제나 사랑을 갈구하기에, 최고의 사랑이 아닌 어중간한 맘음으로는 이곳에서 살아갈 수가 없다. -p23

 

사람들이란 서로를 떠나려고 노력하지만 정말 헤어지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법이다. -p92

 

계절이 변해 원래 있던 곳을 떠나 다른 장소에 가고 싶어지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공기가 달라져 기후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시간이 흘러도 우리는 멈춰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p101

 

렌조 부부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모든 것을 가볍게 생각했다. 경박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인데도 끔직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내 고향인 그 우울한 도시에서 살 때처럼 진지하고 조금은 지루한 삶에 대한 그리움 같은 감정이 일었다. 나는 그 숱한 농담과 피 한 방울 손에 묻히지 않고도 냉정하게 사람을 죽이는 사교 모임, 그리고 걸치고 있는 옷으로 사람을 취급하는 데 지쳤다. -p213

 

나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도 남은 음식처럼 누군가의 잔재일 때만 내 여자가 되는 것이었다. -p240

 

 


 

#도시의마지막여름#지안프랑코칼리가리치#도서출판잔

#lastsummerinthecity#zhanpublishing#책스타그램#이탈리아소설


결국 항상 이런 식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다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끝장으로 치닫게 만드는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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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뮤지컬 《순신》, 영화 《한산》 《명량》 《노량》의 감동을 『난중일기』와 함께
이순신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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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는 책 중 하나가
<난중일기>아닐까 합니다.

책 덕분에
장군 이순신의 면모 뿐 아니라
아들, 아버지, 남편으로서의
인간 이순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쟁 계략이나 어려움에 관한
내용이 많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오고 가고, 술을 즐기고
활쏘기를 생활화 하는 모습,
점괘나 꿈에 대한 이야기,
자주 몸이 아팠으며...
어머니 걱정
오가는 아들, 조카들을 걱정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듬뿍 담겨있습니다.
특히.. 막내아들 면의 죽음에
애끓는 마음이 담긴 부분은
읽으며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원균에 대해서는 계속 의심하고 경계 하셨는데 

그 부분을 플레그를 붙이다보니 색이 부족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반가운 공연소식⭐

이번달 8일 ~ 26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이순신 장군의 꿈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창작극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서울예술단과
최강의 창작진이 만났다!
이지나연출, 김문정작곡😍

관심 있으신 분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나
창작가무극<순신>을
검색해보세요!

참고로 현충사가 있는충남 아산에서는 11월 17~19일 이순신 순국제전이
열립니다. 19일에 장례행렬을 왕실규모로 재현한다고 하네요!

아직도 #난중일기 를
안 읽어 보신 분들은
책 읽고 공연관람까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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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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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님의 신작 단펴집 중

4편을 미리 읽어 보았습니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감염

#리발관의 괴이

#내 친구 좀비

 

역시 호러 이고요

제 느낌엔

<저주토끼>에 비해

좀 더 현실과의 연계성을

파악하기 쉬웠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 스타일답게

해피엔딩이 담긴 이야기들은 아닙니다.

 

복수를 위해 죽음과 손잡은 피해자.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 괴로워 하는 피해자.

3 자였지만 폭력성에 노출되어버린 사람

사회적 폭력의 피해자 입장에서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사람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공권력

 

사회 전반에 비뚤어진 면모를 들추어내어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그래서 정면으로 직시하게 만드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빨리 완전체를 보고 싶어요!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에서 반복되는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또한 당신의 원혼과 함께.”

라는 문구는

천주교 미사에서 나누는

인사말과 매우 비슷해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

 

해석은 각자의 몫

 

 

빛이 주어지지 않은 삶도 있다.

그런 삶에도 평화와 안식은 언젠가 찾아온다. 그것이 희망이다.

-p32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내 존재 아래에서 타인의 존재가 무너지던 그 쾌감이 온몸으로 그리워서. 자는 잠들지 못한다. -p141

 

 

 

 

 

#죽음은언제나당신과함께#정보라#퍼플레인#저주토끼#고통에관하여##독서#책추천#소설책추천#단편소설#추천도서#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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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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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도서#책리뷰

 

부모 돌봄, 사랑과 의무 양가감정에 대하여

 

어머니를 돌보다

-린 틸먼/돌베개

 

작년 이맘때쯤엔

일하면서 자녀를 돌보는

워킹맘들의 양가감정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요. #돌봄과작업

 

이번엔

병든 부모를 돌보는

콕 찝어 병든 엄마를 돌보는

딸의 양가감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엄마와 크게 사랑하는

모녀사이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6살때부터 엄마가 싫었다

말할 정도죠.

 

그럼에도 엄마를 양로원 등

시설에 보내지 않고

무려 11년간 언니들과 함께

아픈(뇌 기능이 온전치 못한)

엄마를 보살핍니다.

직접적으로 엄마 곁에 있는 사람은

상주 간병인인 이주노동자이지만요.

 

처음 읽기 시작할 때

너무 감성적이거나 우울하게 될까봐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책은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이었습니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힘들고 불편했던 내면을 숨기지 않습니다.

 

본인의 일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고

어머니의 대소변 처리가 역겨웠으며,

돌아가시고 난 뒤 그 오랜 시간을 희생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밝힙니다.

 

덕분에 저는 불편하지 않게..

울고 싶거나, 혼나는 기분이 들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노인 환자를 대하는 의료시스템,

불법 이민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도

비평하고 있습니다.

 

노인 의료 돌봄을 담당하는 이들이

주로 조금 더 젊은 노인이거나

조선족 등 외국인 노동자라는 점

전문성이 부족한 요양병원 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솔직히 저도

엄마와 그리 친하지 않은 딸입니다.

하지만 엄마가 의지하는 유일한 딸이죠.

..저는 아빠의 임종을 지켜봤고

그 부재를 경험했습니다.

훗날 저에게 작가와 같은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저는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요....

이 책을 엄마에게 권해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크게 아쉬운 점은

작가에겐 자녀가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인간의 대기조가 되고 싶지 않았다“(p57)

라며 아이를 원한 적도 없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돌봄의 행위가 희생으로 느껴지는 데서 오는 양가 감정뿐 아니라

엄마의 자녀지만 나 또한 엄마의 역할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느끼게 되는

복잡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 부분은 전혀 다룰 수 없었네요..

.

.

.

작가 로알드 달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의 아들이 사고로 수두증 환자가 되어,

그 치료법을 찾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하네요.

.

.

.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글이 좀 두서 없다, 정신없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작가님의 글쓰는 스타일인가 봅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평가된다네요.

 

 

 

 

내 삶이 좁아지는 듯했다. 내 삶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듯했다.

나는 내 삶의 일부를 포기했고, 그런 생각들을 했다. 꼭 해야만 하는 의무로 여겨지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그런 생각들을. 희생. -p69

 

어머니의 아파트에서 멀어지면서 나는 어머니의 것이 아닌 공기를 마셨다. 그것이 곧 자유처럼 느껴졌다. -p83

 

나는 어머니에게 대체로 연민을 표했지만, 그럴 때마다 시간외의 것, 내 정서 건강을 희생해야 했다. 어머니의 곤경이 내게는 짐이 되었기 때문이다. -p107

 

나는 좋은 딸 역할을 연기했지만 거기에는 내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고 대신 내 양심은 담겨 있었다. -p130

 

어머니의 몸을 다루는 일은 어머니와 나 모두에게 폭력이었다. -p142

 

나는 어머니를 위해 슬퍼하거나 어머니를 애도하지 않았다. 나는 안도감에 마비되었고 피로로 녹초가 되었다. 환희가 아니라 현기증을 느꼈다. -p205

 

대개 의학계가 노인을 취급하는 방식은 사회 전반이 노인을 취급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마치 노인이 더 이상 환영받지 않는 존재가 된 것처럼. 유효기간이 찍혀 있고 유효기간을 넘긴 존재, 판매대에서 치워야 하는 존재. -p244

 

 

 


 

 

 

 

#돌베개#어머니를돌보다#돌봄#돌봄노동#영캐어러#린틸먼#방진이#mother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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