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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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도서#책리뷰

 

부모 돌봄, 사랑과 의무 양가감정에 대하여

 

어머니를 돌보다

-린 틸먼/돌베개

 

작년 이맘때쯤엔

일하면서 자녀를 돌보는

워킹맘들의 양가감정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요. #돌봄과작업

 

이번엔

병든 부모를 돌보는

콕 찝어 병든 엄마를 돌보는

딸의 양가감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엄마와 크게 사랑하는

모녀사이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6살때부터 엄마가 싫었다

말할 정도죠.

 

그럼에도 엄마를 양로원 등

시설에 보내지 않고

무려 11년간 언니들과 함께

아픈(뇌 기능이 온전치 못한)

엄마를 보살핍니다.

직접적으로 엄마 곁에 있는 사람은

상주 간병인인 이주노동자이지만요.

 

처음 읽기 시작할 때

너무 감성적이거나 우울하게 될까봐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책은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이었습니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힘들고 불편했던 내면을 숨기지 않습니다.

 

본인의 일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고

어머니의 대소변 처리가 역겨웠으며,

돌아가시고 난 뒤 그 오랜 시간을 희생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밝힙니다.

 

덕분에 저는 불편하지 않게..

울고 싶거나, 혼나는 기분이 들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노인 환자를 대하는 의료시스템,

불법 이민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도

비평하고 있습니다.

 

노인 의료 돌봄을 담당하는 이들이

주로 조금 더 젊은 노인이거나

조선족 등 외국인 노동자라는 점

전문성이 부족한 요양병원 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솔직히 저도

엄마와 그리 친하지 않은 딸입니다.

하지만 엄마가 의지하는 유일한 딸이죠.

..저는 아빠의 임종을 지켜봤고

그 부재를 경험했습니다.

훗날 저에게 작가와 같은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저는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요....

이 책을 엄마에게 권해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크게 아쉬운 점은

작가에겐 자녀가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인간의 대기조가 되고 싶지 않았다“(p57)

라며 아이를 원한 적도 없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돌봄의 행위가 희생으로 느껴지는 데서 오는 양가 감정뿐 아니라

엄마의 자녀지만 나 또한 엄마의 역할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느끼게 되는

복잡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 부분은 전혀 다룰 수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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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로알드 달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의 아들이 사고로 수두증 환자가 되어,

그 치료법을 찾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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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글이 좀 두서 없다, 정신없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작가님의 글쓰는 스타일인가 봅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평가된다네요.

 

 

 

 

내 삶이 좁아지는 듯했다. 내 삶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듯했다.

나는 내 삶의 일부를 포기했고, 그런 생각들을 했다. 꼭 해야만 하는 의무로 여겨지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그런 생각들을. 희생. -p69

 

어머니의 아파트에서 멀어지면서 나는 어머니의 것이 아닌 공기를 마셨다. 그것이 곧 자유처럼 느껴졌다. -p83

 

나는 어머니에게 대체로 연민을 표했지만, 그럴 때마다 시간외의 것, 내 정서 건강을 희생해야 했다. 어머니의 곤경이 내게는 짐이 되었기 때문이다. -p107

 

나는 좋은 딸 역할을 연기했지만 거기에는 내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고 대신 내 양심은 담겨 있었다. -p130

 

어머니의 몸을 다루는 일은 어머니와 나 모두에게 폭력이었다. -p142

 

나는 어머니를 위해 슬퍼하거나 어머니를 애도하지 않았다. 나는 안도감에 마비되었고 피로로 녹초가 되었다. 환희가 아니라 현기증을 느꼈다. -p205

 

대개 의학계가 노인을 취급하는 방식은 사회 전반이 노인을 취급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마치 노인이 더 이상 환영받지 않는 존재가 된 것처럼. 유효기간이 찍혀 있고 유효기간을 넘긴 존재, 판매대에서 치워야 하는 존재. -p244

 

 

 


 

 

 

 

#돌베개#어머니를돌보다#돌봄#돌봄노동#영캐어러#린틸먼#방진이#mother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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