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마지막 여름
지안프랑코 칼리가리치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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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마지막 여름

-지안프랑코 칼리가리치 지음, 김현주 옮김/

 

결국 항상 이런 식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다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끝장으로 치닫게 만드는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p15

 

첫 문장부터 강렬하게 끌어들이는..

 

로마는 언제나

아름답고 예술적이고 활기찹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주인공은

누구와도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겉돌기만 할 뿐이죠.

 

유일한 친구였던 그라지아노가 죽자

그는 철저한 외톨이가 됩니다.

사랑하는 여자마저

온전히 자기 차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련없이 세상을 등지려합니다.

 

방황하는 젊은 청춘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실격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상 같기도 하고...

 

로마 배경의 영화들이 머릿속에 펼쳐지고

브리오슈와 마들렌 차와 술 그리고

훌륭한 고전 작품들이 많이 언급되어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글 자체가

무척 아름답고 섬세하고 공허하고 우울해서

젊은층에게 크게 사랑받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

아리아나..나쁜 기지배 ㅠ



로마는 우리의 도시였고 우리에게 관대했으며 우리를 달래주었다.(...)

로마라는 도시는 기억을 태워 버리는 특별한 성질을 갖고 있기에,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아주 소수의 인물과 장소, 일에 대한 기억만 또렷이 남아 있다. 도시라기보다 꼭꼭 감추어 두었던 짐승 같은, 우리의 은밀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어려쁜 짐승은 언제나 사랑을 갈구하기에, 최고의 사랑이 아닌 어중간한 맘음으로는 이곳에서 살아갈 수가 없다. -p23

 

사람들이란 서로를 떠나려고 노력하지만 정말 헤어지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법이다. -p92

 

계절이 변해 원래 있던 곳을 떠나 다른 장소에 가고 싶어지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공기가 달라져 기후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시간이 흘러도 우리는 멈춰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p101

 

렌조 부부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모든 것을 가볍게 생각했다. 경박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인데도 끔직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내 고향인 그 우울한 도시에서 살 때처럼 진지하고 조금은 지루한 삶에 대한 그리움 같은 감정이 일었다. 나는 그 숱한 농담과 피 한 방울 손에 묻히지 않고도 냉정하게 사람을 죽이는 사교 모임, 그리고 걸치고 있는 옷으로 사람을 취급하는 데 지쳤다. -p213

 

나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도 남은 음식처럼 누군가의 잔재일 때만 내 여자가 되는 것이었다.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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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항상 이런 식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다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끝장으로 치닫게 만드는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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