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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의 기술 1 ㅣ NFF (New Face of Fiction)
채드 하바크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대학시절 친구를 따라서 갔던 야구장에서 야구의 매력에 반해서, 야구선수에게 반해서 열심히 야구장에 다녔습니다. 요즘은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종종 야구장 나들이를 하고 야구중계는 큰 일이 없는한 빠지지 않고 보고있습니다. 야구장에 열심히 다니는 나를 보고 오빠는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우리 오빠는 대학때까지 야구를 했었는데 오빠의 시합은 보러 간 적이 없었거든요.. ㅎㅎ 생각해보면 미안한 일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때는 야구가 매력적인 스포츠라는걸 몰랐으니 전혀 관심이 없었는걸요. 지금은 서로 응원하는 팀이 달라서 팀의 성적에 따라 서로 신경전을 펼치기도 합니다.
흔한 이야기 중에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는데 야구를 보고 있으면 그 말이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경기 내내 긴장감이 도는 스포츠도 있지만 야구는 잔잔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위기가 오고, 위기가 간 뒤에 기회가 오기도 하고, 내내 끌려가는 경기를 하다가 후반부에 뒷심을 발휘해서 승리를 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 가지각색이고 다양한 그래프를 그리듯이 야구 경기도 다양한 그래프를 그립니다. 야구만큼 인생을 닮은 스포츠가 있을까요... 이 책에서도 야구를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 그런 우리의 인생말입니다...
<수비의 기술>은 채드 하바크의 데뷔 소설로 2011년 아마존 올해의 책 1위에 선정됐습니다. 책의 띠지에는 <1Q84>를 제치고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광고하고 있는데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절대적으로 <1Q84>보다 훌륭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수비의 기술>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청년들이 등장합니다. 대학진학은 꿈도 못꾸던 헨리는 웨스티시 대학의 포수인 슈워츠를 만나면서 인생이 달라집니다. 슈워츠는 우연히 헨리의 수비연습 모습을 보고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해서 자신의 대학으로 스카우트를 합니다. 슈워츠는 헨리를 훈련시키고 헨리는 대학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눈길을 받습니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뛸 수 있는 기회와 큰 돈을 눈 앞에 두고 헨리는 그동안 한 번도 없었던 경기 중 악송구로 벤치에 있던 룸메이트 오웬의 머리를 맞추고 슬럼프에 빠집니다. 기대했던 로스쿨 입학시험에 모두 실패하고 큰 빚만 남게된 슈워츠,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에서 멀어지는 헨리, 나이어린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어펜라이트 교장, 이른 결혼에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펠라... 그들의 삶은 또 어떻게 달라질까요.
야구를 소재로 다양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수비의 기술>은 굳이 말하자면 성장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성장소설이라고해서 등장인물 모두가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각자의 인생에서 닥쳐온 어려움을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나쳐오는 모습이 현실에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내는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극적인 성공이나 비극적인 슬픔보다는 저벅저벅 자신의 삶을 걸어가는 평범한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어서 편안했던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