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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절 - 42곳 사찰에 깃든 풍물과 역사에 관한 에세이
장영섭 글.사진 / 불광출판사 / 2009년 4월
평점 :
풀과 나무사이로 자리 잡은 고적한 풍경을 이룬 절의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안락하게 한다. 비밀스러운 정경과 인연의 겹겹이 쌓인 연륜이 궁금하기 만 한 일주문에서 해우 소에 이르기까지 절의 풍광은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다듬어 주는 느낌이 드는 절의 속살을 살펴보고 싶게 한다.
< 길 위의 절, 장 영섭 글 사진, 불광 출판사, 2009 >에는 전국 42곳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찰 보다는 발품 팔아 인연이 닿은 절의 풍광과 절에 깃든 깊은 사연을 담아 아름답게 엮어 펼쳐냈다. 길에서 만난 절에서 보이는 절 안의 ‘깨달음’, ‘생명’, ‘역사’, ‘풍경’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냥 살라, 대산 출판사 , 2006 >과 <떠나면 그만인데, 굿 북 2008 >을 펴낸 바 있고, 불교신문에서 가자 생활을 통하여 모았던 글재주 많은 솜씨를 빛냈다. 수많은 사찰 중에서 절의 내밀함에 눈여겨 두던 곳, 42 여 곳의 풍광과 사연을 각 절의 특징으로 삼아 길 위의 인연을 담아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 했던 인물의 이야기도 나오고, 그 와 관련한 풍물과 사진을 곱게 엮어 소중하게 표현 했다. 불교 신문에 연재한 글과 사진을 다듬어 찬탄 뒤에 숨어 있는 한숨을 들춰내고, 영광 뒤에 자리 잡은 좌절의 또아리를 짚어내는 멋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조용하고 정갈한 절 안 밖의 이야기에서 종교적인 면도 있지만, 유명 사찰이라는 인식 보다는 생활 속의 소박함을 드러내는 편이 많다. 역사와 함께했던 절의 사연과 석탑과 경내에 흐르는 풍경 속 표정을 특별한 시선으로 잡아냈다. 투명한 물방울이 번지듯 마음을 울리는 깨끗함이 삶에서 희망을 찾게 한다.
"밝음 가운데서 어둠이 있거든 밝음 으로써 만나려 하지 말고 어둠 가운데서 밝음이 있거든 어듬으로써 보려 하지 말라. 밝음과 어둠이 상대됨은 마치 앞뒤의 발거름 같은 것 묘적 어둠도 빛이다. 묘적사의 연못은 검어서 푸근하고, 작아서 놀라웠다. "
-p131 -
사찰과 산세의 조화로 극치를 이루는 모습이나, 역사와 철학이 느껴지는 인문학적 시선으로 사실적으로 묘사 된 감동의 장면은 사찰의 향취와 감흥을 한결 돋 구워주어 인상 깊게 한다.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곳을 찾는 것을 밝히는 혜안을 이 책에서 얻기를 기대하며, 못나고 추한 세상 이라도 궁국적인 평화를 바라보는 마음의 수행으로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