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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5천만 원의 전쟁
이종룡 지음, 곽성규 구술정리 / 호랑나비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한사람의 삶이 마치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는 칡넝쿨 같은 빚 때문에 얼룩진 인생 그 자체이다. 삶의 모습이 비비 꼬아 놓은 동아줄 마냥 질긴 인생을 이어온, 굴곡의 삶이다.
돌아보면,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의심스러울 만큼 대단한 성공담에 과연, 회한의 눈물이 줄 줄 흘릴 만하다.
인생은 저마다의 운명에 의해서 복을 타고 나온 대로 평생을 산다. 명줄이 길게 태어나면 길게 태어난 대로 제 복 그릇을 비운 뒤에 떠나가듯이, 운명을 거스르기가 좀처럼 수월치 않다. 운명에 도전이라도 하는 듯이 미친 듯 돈을 벌기 위한 희생과 구속을 온몸으로 고수한 투지의 인생이 있다.
<3 억 5천 만 원의 전쟁, 이 종룡, 들녘 (호랑나비 ) 2009 >는 살기 위해 돈을 버는 알바가 7 개! 조금 뻥이 들어갔다 해도 알바만 해서 돈을 벌기가 쉬울 리 없는데, 알바로 빚을 청산한 이야기다. 책의 이야기처럼 방법이 있기는 했다. 주로 단시간을 이용한 배달업이 그 것이다. 주인공의 일과를 보면 잠자는 시간이 거의 없다. 그 정도로 몸이 바쁘니 시테크를 자연히 실천하며 살아야 했다.
“사람들은 참 이상해. 돈 아까운줄 아는데 시간 아까운 줄을 몰라. 재테크, 재테크 하는데, 이제는 시테크를 해야 해. 시간이 제일 큰 보석이라니까. 30초든 1 분이든 허투루 쓰면 안 돼. 무엇보다도 시간을 잡아야 돈을 잡을 수 있다니까.”
- p120, 버려지는 시간을 잡아라 ! -
인간 처세 경영의 비결인 시테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철저히 시간에 몰리는 아슬아슬한 하루의 일과이다. 다행인 것은 주로 밤일로 하고, 낮에는 짬이 날 수 있는 스케줄이기는 하다. 그래서 그 시간이 쪽잠으로 대처할 만 틈새이다. 그렇게 겨우 몸의 건강을 유지해 가는 생존의 시간을 연일 지속 해내야 했다.
요즘에는 누구나 어려운 시기라서 투 잡스 붐이 불기는 했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알바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고, 흔히 하는 신문 배달의 어려움도 해 본 사람만이 그 고충을 알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운동 삼아 한다고 시작 하지만, 다이어트 하기는 가능 하지만, 그만큼 인내심을 요구하는 무척 고달픈 삶의 현장임을 느끼게 된다.
다행히 주인공은 알바의 구성이 잘 된 편이다. 아침을 해결하는 떡 배달의 수입이 나은 편이라 좋았고, 낮 시간의 학원 차 운행은 사는 즐거움을 느끼는 달콤한 낙으로 치며, 폐지를 줍는 여유도 찾는다. 저녁 늦은 시간 알바가 목욕탕이니 청소 하는 틈틈이 하루의 피로를 푸는 장소로는 아주 잘된 코스의 알바이다.
그래도 어려운 건 어려운 것이다. 모자라는 잠을 채우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반 미친 사람 소리도 들으며 빚 청산에 몰두하는 삶을 살아낸 듯하다. 일체의 사회적인 활동은 하기 어렵고, 술 같은 삶의 낙은, 애시 당초 꿈도 꾸지 못하는 모든 것이 절약인 삶이다. 이런 생활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십년 세월이니, 말 그대로 빚과의 전쟁을 치러낸 눈물겨운 인생 역전 성공담이다.
한때는 가수 이선희의 노래 아 ~ 옛날이여 ! 처럼, 시계 도매업의 사장으로 남부럽지 않은 지난 세월의 화려한 인생도 있었지만, 꼬여진 인생의 빚 덕분에 눈물의 십여 년을 살아 이겨낸 삶에 존경심이 일어난다. 마침내 해낸 불굴의 인간으로, 자랑스럽게 빚 청산을 이뤄낸 모습에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온몸으로 이뤄낸 자기 계발의 본보기이기 때문이다. 알바왕의 건투를 빈다. 살아 있는 삶의 극복이 보석처럼 빛나는 책에서 인생을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