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지 않은 삶
최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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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미 시인은, 20 대를 치열했던 거리를  추억하는 도발적 시인이었다. 세월은 변해가도 촛불을 보며 다시 그 거리를 추억 한다. 이제는 떠난 젊음을 붙잡지 못한 회한이 서린 이야기를 담아 펼쳐내는 시심을 모았다.


부끄러움이 찾아오지만 남아 있는 불꽃을 지펴내게 하는 데는 거침이 없다, 그만의 아름다움과 도발이 가슴 속 깊이 감춰져 있기에.....  그녀의 신드롬은 아직 식지 않고 유효 하다!


“최영미의 시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상징하는 새로운 감각을 명확히 나타냈다. 이념보다 사람, 투쟁보다 사랑을 중시하는 것은 당시로는 획기적인 생각 이었다”
 - p116 -



시인이 표현하는 고독은, 사랑과 정치에 대한 열정의 틈바구니에서 시대의 검은 상처를 어루만진다. 상처투성이의 몸에서 햇살이 닿아 보여 지는 세월의 무늬를 안고 사는 아픔 속에도 있다.


4 번째 시집 <도착하지 않은 삶, 최 영미, 문학 동네, 2009 >에는 관습의 세계에 도전하는 신선함이 화두다. 모험 일수도 있는 시어로 시인의 삶을 그대로 대변 한다.현해탄을 넘는 그녀의 시어는 더욱 생기가 난다. 


여성의 부끄러움을 무기로 남성사회에 촛불을 들었던 시절의 시어는, 발칙하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던 삶이다. 시인의 아름다운 용기, 순수함이 있어서 빛났다. 그것은 그녀의 힘이요 솔직함의 증거이다.


어떤 논란과 오해가 있어도 시인은 시인이다. 불같은 시어로 품어 나오는 불길을 물로 끼얹는다고 잦아지겠는가? 다만 그 풍자의 불길이 올바르게 타고 있다는데...


머리를 풀어 헤친 여자가
누워 있네. 차가운 바닥에
두 마리 새들이 하나로 겹쳐져
새도 나무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 p 87 -


시인에게도 상처는 있으리라. 시를 쓰는 용기를, 시를 쓰는 정열을 감출 수 없기에, 상처에 고약 한번 질끈 바르고, 불길을 꺼트리지 않으려고, 당당했던 상상력의 여행을 다시 짐 꾸려, 푸른 바다로 떠나려는 것이리라.


시인의 시선은, 더욱 글로벌의 날개가 달렸다. 4월의 알리칸테에서 파리의 지붕 밑으로 날아들었다가, 이제 실제로 미국의 강단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이 자랑스럽게 펼쳐지리라.


등단 17년, 중년의 시대 봄날을 맞아, 삶의 긍정으로 멀리 바라보는 시선에는, 조금은 자제한 사랑의 속살이 배어 붙었다. 광장을 지나며 당당하게 변주한, 갈팡질팡 했던 어리석은 시간과의 별리와 투명한 거울의 순수함을 빛내려는 그대, 항. 해. 자 !

길을 잃어본 자만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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