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용서는 잊는다는 것과 달라. 용서는 다른 사람의 목을 놓아주는 거야."
- p369 -


이청준 작가의 작품 < 벌레이야기 >를 극화하여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한 전도연의 연기가 뛰어난 영화, <밀양>에서 주인공이 그토록 애타는 심정으로 용서를 해보려는 눈물겨운 심정이나, 유괴 사건을 다룬 영화 < 그 눔 목소리 >에서 범인과의 사투 속에 싸워내야 하는 증오의 순간이 기억난다.


배신은, 크나큰 절망으로 몸에 큰 상처로 남을 텐데, 믿었던 종교에게 발목 잡히는 허망함은, 칼날에 베이고 송곳에 찔리는 뼈아픈 아픔이나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실감 날듯하다. 그러기에 묻고, 또 묻는 일을 되풀이 하며 치유와 구원의 공간 오두막을 찾는다.


어린이 유괴라는 것은 흔한 범죄인가 ?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흔한 범죄행위가 된 현실이다. 작품 속의 주인공도 3 년 여 전에 당한 딸의 유괴 사건으로 마음과 몸이 몹시 망신 창이가 되었다. 사고에 대한 의문에, 의지할 곳 없는 방황 속 주인공의 삶이 녹아있다.


신은 왜 이렇게 인간의 고통을 그대로 바라만 보고 있는가? 라는 의문에 자포자기의 체념과, 낭떠러지에 서 있는 듯 안타까운 마음에 마땅히 기댈 곳이 없다. 이 기막힌 심정은 터널에 막힌 듯이 암울 하기만한 신세에 공감이 간다.


"감정은 영혼의 색깔이죠. 감정은 아름답고 훌륭해요. 당신에게 아무 감정도 없다면 이 세계는 색을 잃고 지루해져요. ‘거대한 슬픔’ 때문에 당신의 삶의 색채가 회색과 검은색의 단색으로 줄어든 것에 대해 생각해봐요. "
- p322 -



슬픔과 절망의 나락에 빠진 주인공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싶은 심정이드는 말할 수 없이 아픈 설정이다. 자신의 상처는 자신의 노력으로 상처를 치유하기 전에는 아무도 손을 쓸 수 없는 것이기에, 경험 해 보지 않아 섣불리 말하기 어렵긴 해도, 용서를 통한 자연 치유를 바라는 심정이 간절하다.


성경책이 닳도록, 숱하게 기도하고 바라는 심정이 오죽 하겠지만, 주인공의 마음에 스친 상처의 쓰라림은 신의 존재로도 회유 될 수 없는 거대함으로 가슴과 목을 조인다. 과거의 사슬에 얽매인 두려움과 절망은,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악마와의 싸움이다.


시간이 지날 수 록 더해지는 원망과 미움이 한 덩이가 되어 가슴을 짓누르고, 시신조차 찾지 못한 죄책감에 가족의 존재를 깨뜨리고 이미 행복을 몰아낸 막바지 까지 가려 한다. 허탈한 심정에 모든 것을 놓아 버리려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 오두막, 월리엄 폴 영, 한 은경 역, 세계사, 2009.>는, 인간이기에 약한 마음이 들고 힘겹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위안을 받게 하는 성령과의 대화이다. 오두막으로 부터 받은 초대 편지로 시작 된 자신의 상처로 지어진 오두막에서의  만남이다. 사랑과 용서의 길을 찾는 빛의 영광을 이루는 대화가 감동으로 메아리친다.

 

 믿기 어려운 사연을 그린 이 이야기는, 영혼의 대화를 통해 용서하는 마음의 빛으로  기적 같이  인도하는 과정을 신비롭게 전개한다. 신의 품으로 안기는 깊이 있는 대화가 혼돈 속 영혼의 깨우침이다. 고통과 슬픔의 바다에서 헤어 나오기까지의, 신비로움과 진실한 마음의 위로를 받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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