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가는 길 - 일곱 살에 나를 버린 엄마의 땅, 스물일곱에 다시 품에 안다
아샤 미로 지음, 손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를 낳는 일은 배 아픈 고통 속에서 낳기도 하지만, 가슴으로 낳는 것이라고 한다. 피는 물보다도 진한 끈끈한 정은 수 없는 시간의 세월이 지나도 언젠가는 다시 찾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핏줄을 찾고 싶은 본능적인 욕망의 기회를 찾으려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자아의 뿌리를 찾기 위한 몸부림 일 것이다


 
입양아라면 우리나라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많은 해외 입양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화로도 알려진,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의 주인공 같은 사연으로 가끔 매스컴을 통해서 자신의 부모를 찾는 사연이 매 번 있었고, 그때마다 연민과 동정의 눈길을 모았다. 한 때는 그런 내용으로 TV 다큐멘터리 프로도 있었다.

 
 
< 엄마에게 가는 길, 일곱 살에 나를 버린 엄마의 땅, 스물일곱에 다시 품에 안다, 웅진 지식하우스, 2009 >에서도 27살의 입양아 사연이 있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말 그대로 7살 때 인도 뭄바이를 떠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양부모를 찾아 입양인 된 여자가 뒤늦게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고 낳아 준 부모를 찾는 여행을 한 눈물 나는 여정의 기록이다.

 
 
외국으로 입양 되었던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찾아 다시 눈물의 재회를 하는 일은 많이 있었고, 개중에는 찾으려 하는 부모 친척의 자료가 부족하여 그나마 재회의 환희도 맛보지 못하고 그만 쓸쓸히 뒤돌아서는 안타까운 사례도 종종 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책의 주인공 아샤 미로는 자신이 찾는 부모의 자료를 갖고 있는 수녀원의 도움으로 슬픔의 시절을 회상하는 반가운 만남은 가질 수 있었다. 처음엔 잘못된 정보로 헤매다가 결국 출생의 진실을 알게 되고, 엄마를 찾는 길이 멀고 험하지만 ,자신의 삶을 찾는 행복한 기쁨을 위한 길이기에 감동의 순간을 찾아 과거의 진실을 품에 안은 것이다.

 
 
이런 눈물겹고 감동적인 재회의 이야기를 소개하게 된 사연도 특이하다. 이 소설 같은 삶을 담은 글의 번역을 일반 번역가가 아닌, <스페인 너는 자유다 >를 출간한 아나운서 출신의 손 미나가 자신의 스페인 유학 시절 < 갠지스의 딸 >로 된 이야기를 펑펑 울며 읽었던 것을 기회로 어렵게 번역의 일을 맡아 결국 성공해 낸 것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도 전문 작가가 아닌 음악을 전공 하는 일반인이었기에 어설픈 글이지만, 진솔함이 보석이 알알이 박혀 있어서 순수함이 그대로 비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양부모가 기록한 어릴 때의 육아 일기이다. 사랑으로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진솔한 마음이 엿보여서 진정한 사랑의 베품과 공존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한 가지 아이러니 한 일은 원래 입양하기로 한 언니가 이름 모를 병으로 목숨을 잃자 그 빈자리에 아샤 미로가 대신 채워져 입양 된 것 이라는 기막히고 놀라운 비화가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버리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라면서 어쩔 수 없는 가난한 환경 때문에 입양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는 깊은 상처의 사연도 밝혀진다.

 
 
그것은 바로 어린 두 딸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다. 아샤가 ‘희망’을 뜻하는 이름이었기에 그는 이제는 볼 수 없을 어린 딸의 인생에 희망을 빌어주는 의미에서, 우샤 대신 아샤라는 이름을 주고 싶어 했던 것이었다.
  - P220 -

 
 
인도 빈민촌의 운명에서 삶을 송두리 채 바꿔 놓은 스페인의 입양은 스물일곱의 성인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부모를 찾아 떠나는 회귀 본능의 욕망을 살펴보는 것이다. 아픈 과거의 조각 속에서 찾아 꿰어 맞추려는, 눈물겹고 아릿한 슬픔을 떠올리게 하는 삶의 소중한 인생 여정을 담은 자전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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