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애호가로 가는 길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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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 뉴스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작품이 유명하기도 하지만 그림의 진가를 논하는 것이 아닌, 돈세탁 용 으로 사용된 게 문제였다. 경제 총수가 지닌 창고에서 투자 가치를 노리는 미술 작품의 재산 은익의 차원으로 돌려져 있기에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었다. 그림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의 현상이다.

인터넷 미술 경매 등이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벌어진, 그림애호가를 유혹하는 유명 화가의 작품에 대한 진위 여부의 감정을 싸고 큰 논란도 있다. 그로 인해서 작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한국 화단의 위신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일부 작품의 진위 결과는 법정에서나 가려지게 되었다. 상상외의 가격으로 거론되는 작품이기에 판정 사실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술 작품이 애호의 수준을 넘어서 투기의 대상으로 반전 되는 점에서 나타난 안타까운 형상이다. 선의의 그림애호가를 당혹케 하는 사기단의 행태 일 수도 있기에, 이런 위작이 난무하는 왜곡된 그림사랑 보다는 저렴한 가격의 그림이라도 아끼고 사랑하며 그림을 통하여 행복을 추구하는 풍경이 그립다. 그림 보는 눈을 순수하게 키워 갈 수 있는 예술 작품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우러나는 마음이 그립다.

거실에 그림 한 점 걸어두고 싶은 대부분의 그림 애호가를 위해서 십여 년 전부터 한국 화가의 그림을 수집하며 그림사랑을 펼친 저자가 그림 사랑의 향기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한 이 책은, 그림 애호가로 가는 친절한 길잡이다. 90여점이 넘는 그림을 통한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즐거움을 같이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첫 번째 그림을 샀을 때의 설렘, 한 동안 모은 그림을 팔아 다른 그림을 샀을 때의 묘한 자책감과 흥분, 세상ㅇ에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근대 미술을 발굴 했을 때의 뿌듯함, 오래전 작품을 구입한 신인 작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흐뭇함 등 내가 10 여년 그림을 모으며 겪은 모든 경험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했다.”
   - p11 -
 

좋은 그림을 만나기까지의 갖은 수고와 인연이 서린 사연 깊은 그림 수집 이야기와 그림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 곁들여진 그림 수집의 과정이 감명 깊게 담겨있다. 첫 번째 그림을 샀을 때의 설렘에서부터 조금 형편에 어려운 작품을 얻기 위해 이리저리 고민하던 사연 깊은 그림 이야기가 그림 소개와 그림 이야기가 어울려져 한번 붙잡아 읽기 시작하면 끝이 나기 어렵다.

그림을 모으던 사연 중에는 이중섭의 스승이던 임응련 화벡의 십자가상을 만난 인연이나, 북한에서 나온  작품이라  진위 여부 때문에 망설였던, 운보 김기창 화백의 <관상무도> 라는 그림 발굴의 기쁨은  정말 흐뭇한 사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에 얽힌 깊은 사연과 그림에 대한 열정과 그림과의 인연이 있어야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경험을 알려주고 있다.

< 그림 애호가로 가는 길 >에 소개 된 64명의 그림에 얽힌 사연을 그린 이야기 중에는, 엘리자베스 키스의 작품에 대한 사연도 흥미롭다. 저자가 판화를 애호하여 수집 하던 중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크리스마스실의 그림을 그린 도안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작품이 검열을 피하기 위하여 겨우 완성 되었다는 그림의 완성되던 시기의 사연을 캐내는 보람을 느끼기도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흔히 우표 수집도 우표를 통해 역사 시각이나 상식이 넓혀지듯이 그림에 대한 애착은 그림 시장의 안목도 넓혀지고, 그림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도 깨어지는 자료를 구수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의 그림 수집 사연 속에는 우리 문화의 아낌없는 애호정신과 역사 문화를 살리는 순수한 그림 사랑이 숨겨 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 한 형편 이지만 소액으로도 얼마든지 자신의 처지에 맞는 작품을 만나게 되는 안목을 넓히게 한다.

저자의 삼십년 그림 애호 역사도 살펴보는 이 책은, 초보자의 그림 수집 과정을 돕는 역할과 소자본으로 어떻게 좋은 주제나, 좋은 작가를 만나게 되는 지 그 비법 등 다양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신예작가의 개성이 나타나는 소품에서 부터 대가의 그림과의 만남을 통하여 말없는 그림이 침묵을 벗어나 빛을내는, 그림과의 대화시대를 희망하는 수준이 된다. 영혼의 정화도 되는 진솔한 그림과의 밀애를 나눈 애정이 묻어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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