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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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 김열규 교수의 열정적 책 읽기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8년 9월
평점 :
평생을 책과 함께 보낸 노학자의 열정적 책 읽기를 엿보는 책이다. 릴케를 좋아하고 토마스 만의 토니어 크로커의 내용에 반하여 작중 인물에 자신의 인생 성장을 빗대어 보는 감동적인 회고를 하는 것이 인상적인 저자의 독서 여정을 그렸다.
특히, 소로우의 윌슨에서 느끼는 감동의 삶에서 얻은 깨달음처럼, 자연을 벗하는 시골 생활의 만족에 공감하게 한다. 평생의 학문을 한국학에 바친 그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삶을 간접적으로 표출해 낸 글이 존경스럽다.
책 편력을 그린 글에서는, 해방과 전쟁을 거치는 물질적 빈곤 시대에도 정신적 지주를 놓치지 않으려는 독서에 대한 욕구로 영미 문학 등 교양서와 인문서의 만남이 필연적인 독서의 행복한 만남이 된 듯하다.
"책 읽기와 함께 한 지난날을 돌아보니, 그 오랜 자극들이 새삼스럽다. 눈밭에 찍힌 발자국 같아 보인다. 이제 눈꽃이라도 필까? 그런 인생의 역정에 티끌만큼도 뉘우침이 껴들 틈이 없다."
- p314 -
책을 삶의 정신적 스승으로 여기며 후회 없는 생을 보낸 책 편력의 역사와 다양한 독서의 요령에 대한 사례와 해설은, 막연한 책 읽기의 실체를 한눈에 보이게 하는 실용적인 안내서도 겸한다.
지적 쾌락을 위한 탐닉과 탐독의 독서 중에서 꼼꼼 읽기를 통한 작품에 빠지는 숙독의 장점도 크지만, 독서 방법의 다양한 책 읽기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방법은 '산책하며 책 읽기'를 권하는 이론이다.
"굳이 시간과 목적지를 정해놓고 걷는것은 산책이 아니다"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게 산책이다. '산책하듯 읽기'도 그래야 한다. 구태여 이유를 따져가면 읽지도 않는다."
-p159, 산책 하며 책 읽기 -
독서의 행위를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면에서 살펴보는 아름다운 문장이 책과 가까이하게 이끌어준다. 흥미로운 책 읽기에서 시작하여 영혼과 교감하는 책읽기에 이르도록 안내하는 고백적 독서 예찬에서 책에 대한 애정을 깊이 느끼게 한다.
책을 통한 자서전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책에서, 욕심 같아선 저자 관련의 사진이 많이 들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적은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학 관련 도서의 소개도 흡족하지 못해서 다음 기회를 기대한다.
책의 바다에서 나침반이 되는 정신적 고전을 만난 이야기는, 좋은 추천 도서를 대한 듯하다. 자유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체호프의 <내기> 같은 작품이나,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의 전기>를 찾아 읽고 싶게 한다.
삶은 앎의 행보 이기에 진리의 촛불을 밝히고 떠나는 독서의 여정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책과 함께 하는 세월이 보람찬 여정이 되도록 독서의 여정을 밝힌 이 책을, 열정적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