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토템 1
장룽 지음, 송하진 옮김 / 김영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 이것은 짐승이야 부모님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동생은 듣지 않고 늑대의 아내가 되었고, 아들을 낳았다. 그들은 점점 숫자가 늘어나 나라를 이루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목소리를 길게 빼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 소리가 흡사 늑대의 울음소리 와도 같았다."  (위서 )
   - 제1권 p37 -



몽골음악을 접하게 된 느낌은, 몽골 대평원과 어울리는 호탕함과 진취적인 기상이 깃든 소리로 들렸다. 민간항공의 광고음악으로도 불렸던 여가수의 목소리를 길게 빼는 노랫소리는 짧으면서도 깊은 인상을 주는 여운을 남긴다.

 
장룽의 소설 < 늑대 토템 >을 읽으며 대하는 몽골음악의 감성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또 다른 몽골의 남자가수가 부르는 신비한 음률의 전통적인 소리의 느낌에 전율을 느낀다. 깊은 목 떨림으로 나는 울림을 듣고, 마치 하늘을 향한 늑대의 음률을 떠올리는 환청을 느낀다.

 
늑대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인간과의 관계가 그만큼 밀접하다. 늑대의 공동체 생활은 흡사 인간 사회의 모습과 닮은꼴이다. 무리를 이루는 모습의 협동성에서 다른 동물과 구별된다. 이런 늑대와 인간의 본성을 밀착하여 탐구했다.

 
베이징 출신 작가가 자신의 내몽고 시절 늑대를 기르며 경험한 생활을  바탕으로 거의 평생을 연구한 늑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일반적인 동물기를 벗어난 인문학적 시선으로 늑대 신앙을 고찰한 문학 작품이다. 장대한 규모가 대륙적이며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장편소설이다.

 
저자는 늑대와의 생활에서 느낀 늑대의 뛰어난 병법과 지략에 감탄을 한다. 고귀하고 위대한 영혼으로 우주를 감동시킨 생명의 신으로 여길 정도이다. 뛰어난 통찰력과 강한 인내심에서 우러난 초원을 지배하는 통솔력을 높이 산다.

 
몽골의 군사적 재능의 원천이 늑대 병법에서 비롯되었다는 논리이다. 몽골 유목민에게 신성시되어 온 늑대 토템은 칭기즈칸의 대륙을 창조한 위대한 힘으로 발전했다. 이것은 늑대 숭배 사상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중국의 양 같은 농경문화 사상보다 진취적인 문화인 북방문화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 한인들한테는 몽골인의 기개가 필요하다니까, 거용관을 뚫고 전 세계를 향해 돌진하던 그 옛날의 기개 말이야 ."
  -  제1권 p100 -



칭기즈칸은 손자병법처럼 치밀한 고도의 군사 훈련 전략을 늑대를 통해 확실하게 터득하게 된 것이다. 늑대가 먹잇감을 노리는 모습에서 군사 기술의 기본을 체득하고,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생명력을 배운다. 이런 늑대 무리의 모습에서 지혜로운 늑대의 영혼과 신앙이 신비로운 힘을 일으킨 것이다.

 
늑대의 고귀함을 느끼며 늑대를 새롭게 대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독특한 대하소설이다. 신비감을 이룬 신화 같은 묘사로 정신세계를 논한다. 삶의 생명력이 넘치고 초원 위에 펼치는 유목민의 기상을 높이 산 늑대 정신의 재무장을 선언하는 현대 대표적인 중국 문학 작품이다.

 

문자로 전해지지 않는 순수한 정신 체계의 북방문화를 사기(史記)를 비롯한 중국 고전에서부터 현대 문학의 모든 자료에서 찾아내어, 중국의 역사 문화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저자의 연구 노력이 돋보이는 대작이다.

 

몽골문화의 신비한 삶의 세계와 <늑대 토템 >의 독특한 매력이 작품 안에 가득하다. 자연과 함께하는 위대한 삶의 감동을 얻는 이유를, 서사 시적 소설 문체로 삶의 방식을 깨닫는 지혜를 다룬 이 책에서 " 늑대 토템은 초원의 혼이자, 초원 민족의 자유롭고 강인한 혼 그 자체였다! "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초원의 사막화로 피폐한 자연과 사라진 < 늑대 토템 >과 유목 문화를 안타까워하는 모습으로 매듭짓지만, 중국 문명의 역사와 국민성에 대한 사색과 반성을 곁들인 문명론을 이루는 이 작품은, 인간과 동물의 교감에 근거한 강한 생태의식과 드넓은 세계관을 펼치는 점에서. 학식과 문학능력이 이뤄낸 걸작으로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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