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깊다] 서평단 알림
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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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파동에 대한 항의의 촛불로 밝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서울 정도 600년 역사를 지닌 도시이다. 이런 자랑스러운 수도 서울을 얼마나 알고 지내는지, 역사는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 등을 이유로 행정 수도를 이전하는 단계이지만, 저자가 '유아독존의 도시'로 일컫는 서울을 바로 알 때이다. 또한, 역사의 실체를 외면해 왔던 지난 일을 반성하는 뜻깊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성장 제일주의 물량 위주의 건설에 밀려 상품화될 수 있는 문화재는 잘 관리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근 현대사 속에 굴레의 역사를 함께한 많은 문화 현상이 민속이라는 허울 속에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장소를 모욕할 수는 있어도 그 흔적을 지울 수는 없는 법이다. 장소 위에 새겨진 역사는 누적될 뿐 대체되지 않는다."
 - P 36 ~ 37

 
성수대교와 삼품 백화점의 붕괴 사고로 많은 교훈을 얻었고, 전란에도 지켜 왔던 상징적인 건축인 국보 1호 숭례문을 불태워 버린 탓으로 받은 경고에 대한 자책을 면할 수 없다.

 
일부 문화재는 돈을 내며 봐야하는데도 귀중한 문화재에 대한 기록이나 관리가 미흡한 현실이며, 녹아 버린 낙산사 종을 다시 세웠다고 해도 옛 종의 역사를 잃어 버렸듯이 숭례문에 대한 권위는 이미 흠집이 나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우리 문화재에  대한 보존과 처우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민족 문화 창달과 전통 문화유산의 발굴 보존의 기치 아래 많은 노력은 하고 있으나 정부와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것에는 아직도 미흡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문화재가, 서울에서 '창덕궁'과 '종묘' 뿐이라는 사실이 아쉽다. 그만큼 우리 문화재의 파괴가 극심했고 복원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제라도 남아 있는 문화재를 지키고 보존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 책은, 문화재 전문위원이며 <서울사>와 <도시이론>을 전공한 저자가 탄탄한 역사 지식으로 안내하는 인문학적 도시 탐구서이다. 잊혀 가는 서울의 흔적을 찾아보고 서울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되는 큰 장접이 있다.

 
서울의 유래를, 양주동 박사의 처용가나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약 200여 장의 자료 사진을 포함한 기록과 함께 일상적인 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28개 주제를 통해서 서울의 역사적 현장에 얽힌 흥미있는이야기를 펼친다.


서울의 풍속과 계층에 따른 생활 방식의 숨겨진 일화를 중심으로, 건축물에 대한 매우 깊이 있는 역사 탐구서이다. 삶의 공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미래의 희망을 찾는 고품격 역사 인문서이기도 하다.


'피마 골'이 마차를 피하는 길이었다는 유래나 종로 전차길에 얽힌 수많은 비화, 그리고 가로수 백양목이 사라진 이야기를 비롯하여,  '등 따습고 배부르면 행복했던 삶'에 대한 유래를 온돌방과 마루방의 역사에서 살펴 봤다.


또한, 서울말의 '표준말'을 정할 때 지칭한 중류층을 찾아 추리하거나 '흥청망청'이라는 말이 생긴 연유와 서울말의 '깝쇼 체'로 변화된 과정도 살펴 본다. 아울러 인터넷을 타고 변해 가는 어문에 대한 걱정스러운 고찰도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빈대떡'의 유래나 '땅거지'나 '땅꾼'이 영조 때 개천 공사와 관련된 점, 신성하게 여겼던 팔각정에 대한 기록과, '복수의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밝힌 '명동 교회'의 건축 비밀은 충격적이다.


'덕수궁' 분수대나 '침광원'의 흔적에서 일본이 저지른 횡포를 다시금 엿보게 되고, 명성 황후를 비운에 보내버린 후 고심했던 고종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고궁의 역사에서 발견하며 아픔을 느낀다.


지금은 자취를 찾아보기 어려운 '구로 공단'의 흔적에서 '공순이'나 '식순이', '차순이'로 통칭하는 '삼순이'를 떠올리며 잊고 지냈던 지난 쓰라린 역사도 되짚어 본 역사 교양서이다.

 
곱씹어 보면 단맛과 쓴맛이 교차하는 역사에 얽힌 구수한 이야기에서, 세월의 실타래에 감긴 역사의 흔적을 찾는 의미 있는 책이다. 못다 한 역사의 자취를 더 들춰봐야 하고 문화재에 대한 애정의 끈이 이어지는 다음 책도 기대한다.


기존의 역사서와 다른 차별화된 시각으로 근 현대사에 감춰진 소중한 역사의 단면을 생생하게 증언하며 비평한 이 책은, 정체성을 찾거나 서울을 깊이 아는 길잡이 책으로 반드시 챙겨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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