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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식탁 - 나를 위해 푸릇하고 뿌듯한
홍성란 지음, 안혜란 그림 / 샘터사 / 2022년 9월
평점 :
초록 식탁
채식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단점도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장단점이 있다. 결국 자신의 선택 문제인데, 음식의 취향을 선택하는 것은 각자의 기호에 따라 알맞게 정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정보인데, 채식을 하고 싶어도 막상 많은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채소를 이용한 다양한 식단을 설명하는 책이다. 물론 하나의 에세이 집으로 읽히기도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표고버섯에 대한 부분이었다. 작가는 요리 학원 강사로 일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대 표고버섯이 주는 특유의 향을 참 좋아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나는 굉장한 공감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버섯이 표고버섯이고, 많이 먹기때문이었다. 표고버섯을 좋아하나는 이유는 특유의 감칠맛과 식감 때문인데, 저자 역시 그점을 정확히 이야기 하고 있다.
어떤 음식 재료에 대해 취향을 공유한다는 것.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인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밥을 먹는데, 왜 너는 이거 안먹어? 하고 물어볼 필요없이 너도 이것 좋아하는 구나 하면 왠지 나랑 한편이 된듯한 기쁜 마음이 생긴다.
이런식으로 저자는 다양한 재료, 이를테면 오이, 셀러리, 마늘, 꽈리 곷, 연근, 당근, 양배추, 상추 등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를 하면 되는지 색다르고 참신한 방법을 이야기한다. 하나의 음식 에세이로 봐도 되기에 술술 읽힌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자의 여유로운 마음이었다. 육식을 하면 공격성이 강해지고 채식을 하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는 단순한 이분법은 사실 과학적 근거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주위에 있는 흔한 재료를 가만히 오래 들여다보는 마음 때문에 뭔가 모르게 평안하고 안정되어 보인다.
그런 성정이 이 책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오늘은 옥수수를 먹고 싶으면 이 책에 나온 옥수수 페이지를 펴고 조금 읽고 닫으면 되는 것이다. 꼭 처음부터 읽지 않고 이런식으로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참으로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북쪽의 동포들은 굶어죽어가는데, 우리는 맛집이나 먹방이다 하면 음식가지고 사실 장난질에 가까운 기행을 벌이기도 한다. 또한 다이어트 열품이 불면서, 되려 음식을 안먹는 것이 미덕이 되는 시대. 탄수화물은 피하고, 어쩌구 하면서 음식을 마치 적으로 대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음식, 또는 음식 재료는 죄가 없다.
결국 그것을 다루고 먹는 인간의 마음이 중요할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정성스레 차린 식탁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