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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평점 :
눈물 파는 아이, 곡비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죽음을 목격한다. 병으로 돌아가시도 하고, 자살을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교통사고로 죽기도 하고, 정말 어이없는 일로 순식간에 죽기도 한다. 이를테면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라든지......또한 끔찍한 일이겠지만, 살인 사건으로 사람이 죽는 일도 있다. 어쨌건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죽음은 우리의 일상은 분명하게 변화시킨다.
어떤 사람은 그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슬픔으로 점철되고, 어떤이는 한발짝 성장하기도 한다. 죽음은 그만큼 강렬하고, 평생 우리가 극복하지 못하는 우리의 숙명같은 일이다. 죽음 이후 그 사람을 기리는 것을 우리는 추모라고 부른다. 추모는 참 이상하다. 죽은 다음에 뭘하든 사실 달라지는 것은 없다. 추모를 하든 안하든, 죽은 사람과 죽은 사람의 가족에게 실제적으로 뭐가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렵고, 귀찮고 번거로우며 심지어 수많은 돈이 드는 추모의 과정을 하고야 만다. 인간은 나약하고 유한한 존재이기에 어쩔 수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장례에서 곡을 하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이런 직업은 소설이나 드라마에 종종 나왔다. 자기 일도 아닌데 억지로 우는 사람. 그런 사람은 아이러니한 문학에서 사용하기에 좋은 소재이다. 울어야 할 사람은 안울고 , 돈을 받거나 생계를 위해 실제로 슬프지도 않은 사람이 우는 것이다. 그런 것도 우리는 추모라고 부른다. 추모의 과정에서 울음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문장이 깔끔하다는 것이었다. 첫 문장부터 마음에 들었다. 나는 아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맞춤으로 나왔지만, 어른이 읽어도 죽음과 추모, 그리고 슬픔에 대해 생각하는 괜찮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냥 슬프지만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엉뚱한 일이 펼쳐지지은 않는다. 정조가 나오고, 스케일이 생각보다 크지만, 과거의 이야기를 얽어 풀어갈때 이런 유명인을 활용하는 것은 참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라고 본다. 끝까지 읽었을때 다가오는 무게는 첫장의 문장 만큼이나 날카로웠다. 또한 중간중간 삽화가 너무 아동틱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책인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아이패드로 어른 뺨치는 웹툰을 그려내는 세대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정도의 담백한 그림체가 어울릴 것 같다. 시대도 과거이니.
억지 추모나 억지 눈물을 강요하는 시대이다.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번쯤 죽음과 추모, 눈물과 슬픔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멋진 이야기였다. 가을이 가는 시기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