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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선의 엄마의 밥상 컬러링북 - 색칠하며 떠올리는 추억의 음식
한복선 지음 / 리스컴 / 2022년 8월
평점 :
한복선의 엄마의 밥상 컬러링북
음식은 추억이다. 누군가 했던 이말을 기억한다. 첫사랑과 첫 데이트 때먹은 파스타의 맛, 그것은 영원히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엄마가 해준 어릴적 김치찌개의 맛 역시 뇌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기분나쁜 상황에서 언잖은 상대에 함께 먹으면 맛있을 수 가 없다. 이처럼 맛이라는 것은 기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가 어릴적 엄마의 음식을 그토록 그리워하는 것은 사실 맛이라기보다는 엄마의 사랑에 가슴 깊이 남아있어서가 아닐까?
이 책은 컬러링 북이다. 즉 색깔을 칠하는 그림책이라고 봐도 된다. 하지만 테마가 엄마의 밥상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칠하다보면 엄마의 음식이 떠오른다.
비빕밥, 된장찌개, 삼색나물, 열무국수, 갈비찜, 어복쟁반, 탕평채, 미나리 강회, 궁중 떡복이, 낙지 볶음. 등등.
음식을 칠하다보니 묘하게 집중이 되었다. 세상의 각종 잡념이 없어지고 이것에 모든 것을 걸게 되는 느낌이랄까? 과거에는 저렇게 색깔만 칠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색깔을 칠하다보니, 재미있고, 이것도 하나의 예술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입맛이 돋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갈비찜이 먹고 싶었는데 갈비찜을 하나하나 색칠하다보니, 과연 내가 마지막으로 먹은 갈비찜과, 그때 먹었던 사람, 그리고 그사람과 나누었던 추억들이 연쇄작용처럼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때의 맛, 나는 못잊을 그 맛도 기억이 났다. 물론 지금도 당장 배달어플을 쓰면 비슷한 맛을 먹어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과 장소, 그리고 기억이 주는 맛은 다시 복구할 수 없다는 점이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중간중간 시도 있다. 시를 읽으면서 한복선이라는 요리 선생님이 요리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지도 알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친절하고 다정하다. 그리고 포근하다고 할까? 책을 집의 서재에 꽂아만 두어도 왠지모르게 허기가 가시고 뱃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장점은 초보자도 누구나 쉽게 채색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요한 색을 알려주기도 하고, 그림도 그다지 복잡하고 어렵지 않다. 어린아이부터 노인들, 그리고 삶이 무료한 성인들도 얼마든지 진입장벽 없이 도전할수 있다. 이 책을 두권 사서, 나란히 마주보며 같은 형태를 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외곽은 같아도 채색의 차이로 그림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하다.
밖에 어느덧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 있다. 가을철 거리의 코스모스처럼 은은하고도 분위기있는 컬러링 책이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