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꼬마 유령 아치와 오싹오싹 요리 ㅣ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 1
가도노 에이코 지음, 사사키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9월
평점 :
꼬마 유령 아치와 오싹오싹 요리
어린시절 엄마가 요리를 하는 장면을 보고 나도 해볼래 하며 따라하려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대개의 부모님들은 요리를 하라고 허락하지 않는다. 불과 칼이 있고, 또 요리의 과정에서 비위생적인 부분이 들어가면 나중에 탈이 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은 요리를 해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소꿉놀이를 통해 밥을 하거나 요리를 하는 장면을 흉내낸다. 그만큼 요리는 신비롭고 즐거운 과정이다.
이 책은 꼬마 유령 아치가 요리를 하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아치는 노란 머리에 빨간 리본을 맨 귀여눙 외모이지만, 입술에 양쪽 끝에 송곳니가 무섭게 자란 특징이 있기도 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아치가 만드는 요리에 있다.
아치는 먹으면 눈이 쭉 째지는 째진 눈 카레를 만들기도 하고, 지구처럼 동그랗고 커다란 지구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요리를 만들더라도 상상력을 발휘해서 기발한 이름을 지어낸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을가?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모두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가령 햄버그스테으크를 처음 먹어보게 한다음, 이 음식은 무엇 같니? 하고 물었을때, 아이들은 다양하게 대답할 것이다.
어떤 아이는 지구 같다고, 어떤 아이는 아빠의 자동차 차 바퀴 같다고 말할 것이며, 또 어떤 아이는 도넛같다고 말할 수 도 있다. 이런 순진무구한 상상력을 잘 듣고 기억해주는 게 아이들에게 중요할 것 같다. 햄버그스테이크를 자동차 바퀴 같다고 말했을때, 에이 이건 햄버그스테이크야, 소고기라구. 하며 핀잔을 주기 보다는, “어 어떤 자동차일까? “ 하며 햄버그 스테이크를 세로로 세워 타이어처럼 굴러가게 하는 동작을 해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모험과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는 특이한 요리들의 레시피가 나온다. 길고양이 수프, 애벌레 그라탱, 사과 후식 등등, 작가는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만약 아이들이 요리를 하려고 하면 위험하다고 거부할것이 아니라, 조금씩 요리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칼이나 불은 쓰지 않고 안전한 요리 같은 것 말이다. 요리를 하면서 음식 만드는 과정의 힘듦도 배울 수 있고, 또 부모와의 끈끈한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이 나오는 그림 뿐 아니라 아치, 그리고 주변인물들과 배경까지 따뜻한 노랑색과 분홍색이 많이 나와서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주변에 아이들이 있으면 선물로 주면 좋은 책일 듯하다. 매일 뻔한 음식만 먹는 어른들에게도 상상력이 가득한 음식을 통해, 기발한 요리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도 일으킬 수 있다. 요리와 유령, 그리고 동심과 상상력이 만든 절묘한 퓨전요리 같은 멋진 그림책이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