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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미래가 찬란한 너에게 -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직업 공감 이야기 ㅣ 비기너 시리즈 1
박민지 지음 / 크루 / 2022년 4월
평점 :
패션 디자이너, 미래가 찬란한 너에게. 박민지.
직업을 소개하는 많은 책이 있다. 특정 직업에 대한 장점과 단점, 그리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설명한 뭐 그런 부류의 책들. 하지만 그런 책들의 장점은 대개 포장이 많다는 데 있다. 대체로 단점은 축소하고 장점은 확대한다. 그리고 추상적인 말로 두루뭉실하게 표현한 책들. 그리고 유행을 타서, 예를 들면 요즘 많이 언급되는 신조어나, 유명인이 뜨면 그 사람의 직업을 갑자기 해부하며 미래 유망직종으로 소개한 책들도 대체로 어설프게 거품이 많다고 생각한다. 직업을 소개하고 말하는 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솔직함이라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런 책들은 환타지가 아닌 현실을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어떤 직업인들 단점이 없을까. 모두가 선망하는 의사, 변호사, 재벌 총수, 심지어, 놀고 먹는 백수, 아니면 갓물주라 불리는 건물주마저도 저마다의 고통은 있다. 왜냐하면 어찌됐건 돈을 벌고 매일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타율적인 스트레스를 부과하고 그것은 우리를 힘들고 짜증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첫 인상을 말하자면, 이렇다.
이정도면 꽤 솔직하구나. 하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직업은 패션 디자이너다. 누구나 어릴적 특히 여자들 사이에서는 선망의 직업이었고, 실제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멋지게 묘사되는 직업이다. 하지만 많은 매체에서 이미 다루었기 때문에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얼마나 귀찮고 신경써야할 것이 많으며 체력과 인내심을 요하는지도 우리는 어느정도 알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지금은 신세계 인터내셔날에서 디자인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패션 디자이너의 a부터 z까지를 거침없이 알려준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목차에 질문형식으로 있어서, 처음부터 안 읽고, 그 목차위주로 검색하듯 봐도 된다는 것이었다. 이 책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아마 전공을 고민하는 학생들일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 필요한, 이를테면 “창작의 고통은 어떻게 극복하나요?” 라든가, “패션쇼에는 가주 가나요?” “ 불량제품이 나올 땐 어떻게 하나요?” 같은 질문을 바로바로 찾아서 펼쳐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자신의 직업의 모든 이야기를 하기는 쉽지가 않다. 괜히 말했다가, 사회적 시선이 하락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환상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자신이 일하는 직장에서 지인들이 오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명패와 직함이 갖는 이미지보다 현장의 공기는 더 덥고 답답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 마저도 서슴없이 드러내며 진로를 고민하는 이에게 다정한 고모나 이모처럼 조언해준다.
그리고 우리는 안다. 이 책을 통해 패션 디자이너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환상이 깨질 사람은 어차피 와도 얼마 못 버틸 것이라는 것을. 어릴 적부터 디자인이 너무하고 싶어서, 패션이 너무좋아서 안달이 난 사람은 현실이 어떻든간에 그 불구덩이에 뛰어들 것이라는 것을. 할 사람은 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우리를 그 직업으로 이끄는 것은 이제는 타성이 아닌 자신의 온전한 부름이며, 그런 시대에야말로 건강한 사회라는 것을 우리는 차즘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옷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알고나니, 옷보다는 이제 사람이 보일 것 같다. 직업은 중요하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는 데 있어, 나이, 성별, 인종, 국적, 지역, 재산 보다 중요한 것이 직업이라고 믿는다. 직업을 이해하는것, 그것은 결국 인간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작지만 위대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 점에서 솔직함이 장점이 이 책은 단연컨대 멋지고 좋은 책이라 할수 있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