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만 있다면 -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가장 현실적인 자녀 독서법을 찾아서
유영호 지음 / 북포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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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만 있다면>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커다란 소망 중 하나이죠. 부모님들은 바라시는데 아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책과 멀어져갑니다. 그 까닭이 뭘까요? 유영호 소장은 들어가는 글 '자녀 독서가 실패하는 이유'에서 '평가와 결과 중심의 학습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책까지도 학원 공부처럼 대하게 됐다고 밝힙니다. 그러면서 책이 지니고 있는 본래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유 소장이 밝힌 스키마독서 수업이 지향하는 바가 참 좋았습니다.

상식처럼 통용되는 개별 지식의 습득이나 어른들이 옳다고 믿는 특정 가치의 전달이 아닌, 아이가 성장하며 스스로 지식 체계를 세우도록 돕는 게 목표였습니다. 책이란 발길에 차이는 조각 지식을 모아두는 잡학사전이 아닙니다. 저자가 자신의 고유한 생각 틀에 따라 독자적으로 풀어낸 '개성 어린 하나의 세계'입니다.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만 있다면>, 유영호, 북포스, 8쪽

그렇기 때문에 유 소장은 '개성 어린 하나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권을 끝까지 읽으며 장악력을 키워가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장악력을 키우는 독서로 독서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거죠. 유 소장이 말하는 독서능력인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 독해력 속에는 41쪽에서 말한 아래 능력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요즘 독서 강연을 가면 학부모님들이 "책을 잘 읽으면 성적이 오를까요?"라고 많이 묻는다고 하네요. 그 질문에 '독서능력'과 '학습능력'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자투리 시간까지 긁어모아 최대한 많은 시간을 공부에 쏟게 하고, 점차 효과가 떨어지는 선행 학습을 하는 대신 장악력을 높이는 독서를 하면 학습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쉽게 정보를 검색하는 대신 책을 읽어야 하는 까닭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좋든 싫든 정보 혹은 지식을 수용하고, 해석하고, 가공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이 '수용, 해석, 가공'에 필요한 근원적 능력 개발에는 등한시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우리가 그저 타인이 제공하는 지적 생산물의 소비자로 살아가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세상에서 지는 게임을 하는 것이죠. 지지 않으려면, 다시 불편하고 힘들지만 정석을 밟아야 합니다.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만 있다면>, 유영호, 북포스, 17쪽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1부_책 읽기를 싫어하는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독서법'에서는 읽어주기와 소설 읽기에 대해, '2부_책에 푹 빠지는 특별한 30시간'에서는 몰입독서에 대해, '3부_학습능력을 극대화하는 장기 독서 플랜'에서는 유치부부터 고등학생까지 성장 단계별로 갖춰야 할 독서능력을 전합니다.

중간중간 각 방식에 대한 사례들도 소개하고 있어요. 20년 넘게 이어온 독서수업이어서 사례 중에는 소위 말하는 스카이 대학에 간 학생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책에서는 전혀 대학 이름들을 밝히지 않았고 스키마언어교육연구소에서도 누가 어떤 대학에 간 걸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제 몫을 할 정도로 자립 능력을 갖추느냐를 중시하지요.

능력을 갖추는데 책, 특히 소설을 읽어야 하는 까닭은 뭘까요?

소설은 비소설과 달리 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전제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정해지고, 인물들은 제각각의 성격을 갖고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처럼 하나의 흐름을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모든 소설은 결말을 향해 나아갑니다. 중간에 그치면 다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대표적인 장르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소설은 소설 외에 다른 설명 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소설 안에 모든 게 주어져 있고, 그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한 번 읽어서 파악이 안 되면 되풀이해서 읽으며 조금씩 이해를 높입니다.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만 있다면>, 유영호, 북포스, 85쪽

앞 내용을 기억해서 뒤 사건과 연결시켜야 하고, 하나의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뒤의 사건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말 때문에 앞 내용을 달리 해석해야 되는 소설도 많습니다. 또 아이들이 읽는 소설은 대체로 성장 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주인공의 성격은 이야기 전개와 더불어 달라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만 있다면>, 유영호, 북포스, 87쪽


<94쪽>


<95쪽>


소설책보다 지식책 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소설읽기 부분을 많이 인용했습니다. 그 밖에도 부모님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전집 구입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합니다.

<114쪽>


'학습만화를 허용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에는 '학습만화가 공부를 쉽게 하려는 습성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네요.


같은 맥락에서 '영상,디지털 매체'가 집중력, 기억력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합니다.


2부에 나온 몰입독서도 정말 제가 추천하고 싶은 독서법인데 나머지는 책에서 확인하시고 책에 인용된 이야기 하나만 소개합니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초등학교 3학년 남자친구가 몰입독서에 참여한 뒤 스스로를 뿌듯해 하면서 한 이야기입니다.

한 스키마 연구원이 "책을 좋아하는 자신을 보는 게 뿌듯해? 책이 찬희를 성장시킨다는 뜻인가?"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찬희가 대답하죠.

"제 키가 아니라 제 생각의 나이를 성장시키는 것 같아요."

그 밖에도 참고할 이야기들이 많은 책입니다. 3부에 나온 각 연령대별로 어떤 능력을 어떻게 키울지도 살펴 보세요. 어린이 독서법뿐 아니라 끝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면접이나 논술에 적용할 팁들도 실려 있답니다.

또, 맨 뒤에 실린 스키마언어교육연구소 추천도서 목록에 있는 책들도 참고하세요. 스키마 독서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재미있다'고 인정받은 책들이 2~3년에 한번씩 계속 업그레이드 된 목록이어서 아이들에게 권하면 대체로 실패하지 않을 좋을 책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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