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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의 사전
구구.서해인 지음 / 유유히 / 2024년 6월
평점 :
어떤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 있는
모든 분야(디자인, 강의, 기획 등)에서
먹고 살 길을 찾아나가고 있는 나는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거나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해야할 일이 생기면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이것저것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얼버무리거나
‘N잡러‘라는 단어를 택하고는 한다.
그런데 드디어 딱맞는 단어를 찾았다.
바로 ’작업자‘.
이 책은 두 명의 여성 ’작업자‘가
일을 하면서 자주 접하는 단어에
본인들의 관점으로 바라본 가치와 의미를 붙인 ’사전‘이다.
프리랜서라면, N잡러라면,
퍼스널브랜딩과 콘텐츠의 소용돌이속에서
매일 살아남으려 발버둥치고 있다면
한 번 이상 들어봤을법한 전문용어(?)들이 대거 등장한다.
큐레이션, 인풋-아웃풋, 가이드라인,
번아웃, 피드백, 전문성 등
늘 내 머릿속에서 헤엄치는 단어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선배작업자님들이
“응, 너만 그렇게 생각하는거 아냐.
작업자들은 다 비슷하게 생각해.” 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처럼
각 단어에 대한 경험과 생각이 신기하리만큼 맞닿아있었다.
나만 그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님을,
작업자라면 대부분 비슷한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살고 있음을,
그럼에도 우리는 매일매일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공감이 되는 단어마다 두고두고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으로
페이지 상단 모서리를 접었는데
나중에는 각 단어마다 주옥같은 의미와 메시지에
모두 공감이 되어서 페이지 접는걸 포기할 정도였다.
• 당장의 아웃풋이 나오지 않으면 어떠한가. 어쩌면 우리의 존재가 아웃풋 그 자체일지도 모르는데. - 84p
• 큐레이션을 하지 않는 브랜드와 서비스는 도태된다는 걸 의미하는 경향 속에서 무의미한 큐레이션이 양산된다. - 109p
• 1인 작업자는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혼자 다 하세요? 정말 대단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때 조용히 자기분열을 겪는다. - 247p
• 이상하게도 혼자서는 확신을 가지기 힘들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전문성이라는 게 이미 자기 어깨에 걸려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 264p
•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조직은 직원이 가지고 있는 소프트 스킬을 엄연한 기술로서 바라봐주지 않는다. - 307p
소개하고 싶은 주옥같은 문장이 너무나 많지만
책을 통해 직접 읽어보시길.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는 기분이라면,
내가 무슨일을 하는 사람인지 뚜렷하게 모르겠는 N잡러라면,
일을 하며 자주 듣는 단어들의 정확한 의미가 알고 싶다면,
선배 작업자들의 경험담을 통해 위로와 공감을 느끼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앞으로 더 괜찮은 작업자로 성장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곁에 두고 필요할때마다 꺼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