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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마음을 움직이는 경제학
유리 그니지 & 존 리스트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4년 6월
평점 :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유리그니지, 존리스트 | 김영사 |
P.375
1.
김영사에서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의 책을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프리뷰 이벤트인데 이렇게 책 겉표지가 새 하얗다. 아무런 인쇄가 없는 1판 1쇄의 책이 이렇게 설레이게 만들다니, 뭔가 이 책과
특별해진 느낌이었다.




2.
인간은 과연 인센티브에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라는 물음부터 시작한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에 따른 도전 및 경쟁의식의 차이점을 실험하며 이것이 행동으로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행동심리학책이다. 심리학이란 분야는 참
신기하면서 흥미로운 주제이다. 그리고 접하면 접할수록 깨닮음이 신기하면서도 언제나 교훈을 얻고간다.
사람이 말을 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세상을 살아가며 배우는 진리는, 잘하면 상을 받고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처벌과 벌금의 형식을 빌린 부정적 인센티브를 사용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자제하도록 사람들을 유도할 수 있다. 금전적 미끼의 탈을 쓰는 긍정적 인센티브를 사용하면 사람들을 부추겨 산을
움직이게도, 특정 행동을 그만두게도, '옳은' 일을 하게도 만들 수 있다.
탁아소 운영자이자 소유자인 원장
레베카는 성품이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 유리 그니지 부부를 보면서 레베카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오물거렸다. 유리가 먼저 말을
꺼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차가 너무 막히는 바람에..." ...레베카는 늘 웃는 낯이었고 성품이 온순했으므로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전혀
짐작할 수가 없았다. 몇 주 후 유리 그니지 부부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는데 10분 이상 늦게 도착한 부모에게 3달러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이었다. 레베카는 벌금으로 3달러를 책정함으로써 부모들의 지각이 얼마나 불쾌한 일인지 분명하게 표현했다.
<본문>
레베카가 설정한 이 인센티브가 과연 올바른 작용을 발휘했을까? 대답을 먼저 하자면
'아니오'다. 지각에 따른 벌금이 3달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부모는 앞으로 아이를 좀 더 오래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해버렸다. 인센티브가
없었을 때에는 지각할까봐 노심초사하며 탁아소에 갔던 부모들은 더이상 미안함이라던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3.
[여성의 급여가 남성보다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50%가 여학생인 기관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여성이 사회의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하버드 대학교 총장의 서머스는 이
발언으로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언론이 들끊었고 곧이어 다음 해 총장직을 사임했다. 서머스의 발언은 찰스 다윈에게 영향을 받았다. 150여년 전
다윈은 성공한 수컷이 진화하여 결국 짝짓기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의심해야 할 것은 과연 서머스의 발언과
다윈의 이론처럼 여성은 남성보다 열성인 존재인 것인가? 라는 전재이다. 이를 파헤치기위해 공격성, 경쟁적 추진력, 소득 창출력 등에서 남녀
차이가 어느 정도까지 선처적이고, 어느 정도까지 문화적으로 학습되었을까? 라는 질문을 만들었고 실험과 조사가 이뤄졌다.
실험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경쟁을
좋아하지 않고 경쟁적인 상황에서 남성과 다르게 반응했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과는 '남성 우위' 문화가 깃들여져 있는 곳에서 실험한 결과였다.
그래서 '모계'중심으로 굴러가는 카시족에서 똑같은 실험을 했고 이 실험으로 성별 격차를 둘러싼 오랜 토론에 물꼬가 트였다. 카시족에서 여성이
경쟁방식을 선택하는 비율은 남성보다 훨씬 높았다.
결과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선천적으로 경쟁적이라는 진화론만이 경쟁심 정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문화적 인센티브만 절적하게 주어진다면 여성은
남성보다 강한 경쟁심을 보일 수 있다.
4.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의 하나인 교육문제를 현장실험을 통해 깊이 있게 파헤쳐보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은 고등학생의 경우에 부유한 학생과 가난한
학생을 분리하여 별개의 교육제도를 발전시켜왔다. 부모가 경쟁력이 있어서 명문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여러 과목을 균형 있게 교육받는 반면에,
그만큼 행운이 따르지 못한 학생들은 총격사건이 발생하고 전교생이 절반이 중퇴하는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실험한 방법은 총 4가지
이다. 시험을 치르는 상황에서 첫째 집단의 학생들에게는 20달러씩을 주고 점수가 예전보다 낮으면 다시 빼았겠다고 말했다. 둘째 집단은 '획득
프레이밍' 집단으로서 점수가 예전보다 오른 학생은 시험 결과가 나온 즉시 20달러를 받으리라 말하고 20달러를 미리 주지는 않았다. 셋째 집단의
학생들에게는 예전보다 점수가 오르면 20달러를 주되 시험이 끝나고 한 달 후에 주겠다고 말했다. 넷째 집단에게는 점수가 예전보다 오른 경우
3달러짜리 기념품을 주었다.
이러한 인센티브상황에서 학생들의
점수는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전반적인 점수가 100점 만점에서 5~10점 향상하여 부유한 교외지역 학생들과의 격차가 훨씬 좁혀졌다. 따라서
인종에 따른 성취도 격차는 지식이나 능력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시험을 치르는 동안 학생들의 동기부여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5.
흔히 인센티브라는 용어는 회사에서 사원들에게 일의 대한 의욕과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잘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나의 부모님도 나에게 인센티브를 주셨던 것 같다. 시험에서 성적이 좋다거나, 학교에서 상을
받아오는 날이면 항상 선물을 주셨으니 말이다. 그것으로 인해 나는 내가 한 노력에 따른 보상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보상, 즉 인센티브를
얻기위해 자연스럽게 더 노력했던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놀라웠던 것은 모든것을 치밀한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의 경우의 수와, 다른 상황의 변수를 두면서 오류를 발견했고 그 곳에서 새로운 가설을 설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읽다보니 책에대한 신뢰감이 저절로 쌓이게 되고 뭔가 심리학 원서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위에서 기재한 내용 외에도 현대 차별을 끝내는 방법, 사람들이 기부를 하는
진짜 이유 등 그러한 행동을 하는 진짜 이유와 반대로 그 행동을 만들어 내기 위한 방법이 실험을 통해 잘 나타나고 있다. 번역된 책이 이렇게
쉽게 잘 와닿을 수 있다니, 잘 만들어진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