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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문학 - 언어천재 조승연의 두 번째 이야기 인문학 ㅣ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2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5년 2월
평점 :
비즈니스 인문학
조승연 | 김영사 |P.316
1.
책 제목 그대로, 비즈니스에 인문학을 접목한 책일까 싶어 색안경을 끼고 책장을 열었지만 너무나도 쉬운 내용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책 저자의 경우 이 분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었는데 이미 <공부기술>이라는 책으로 이름이 알려진 분이였다.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 크게 히트를 친 것인데 이번 <비즈니스 인문학>의 경우도 일을 하다보니 비즈니스에는 문학과 철학이 경제학과 경영학적 지식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여 이와 관련된 책을 냈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 교육 방향도 조금씩 인문학적 소향을 갖춘 인재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보이는데 그장 큰 변화는 기업 채용일 것이다. 어느 모 기업의 은행의 경우,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채용프로세스를 도입한다고 한 뒤, 채용일정 이전에 인문학 책을 열거해두고 그 책을 바탕으로 자소서를 쓰고 토론을 하는 등을 통해 인재를 발굴하는데 주입식 교육이 일상화된 청년들에게 굉장히 어려운 기업채용으로 다가왔었다.
이미 대학에서는 인문학계열의 학과를 없애고 실제 기업채용률을 높일 수 있는 이과와 공학계열의 정원과 학과를 늘리고 있어 한창 이슈화 되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러하다보니 당장의 경제성장은 눈에 보일지는 몰라도 과연 인간다운 삶을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점을 지속적으로 안고있는 실정이다.
2.
비즈니스 관련 책답게 조직력, 리더십, 창의성, 기업윤리, 경쟁력, 고객관리, 자기관리로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 바로 인문학을 접목시켜 우리가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내가 비즈니스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 그래서 조직에서는 이런 일들을 하는구나! 라며 발견을 찾기도 했다. 그만큼 이야기 자체가 너무나도 다양하고 유익하여, 인문학 그 자체의 재미에 빠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부분을 놓치지 않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굉장히 많은 사례와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작가가 이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수집했을지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이슈부터 출발하여 미술사, 건축, 종교, 그리고 말의 어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문학적 요소들을 꺼내어 우리에게 자각심을 주고있다.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인문학으로 배우는 고객관리였는데 요즘 문제화 되고 있는 '갑질'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뉴욕 센트럴의 고급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두 대씩 설치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있다. 요즘의 좋은 서비스라함은 매장으로 드나드는 고객에게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이야기하며 고객의 요구에 즉각 반응하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또 기업도 고객도 그것을 원하기도한다. 하지만 인문학을 보면 서비스라는 것은 말이 없고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편의를 제공해주는 것을 진정한 서비스라고 여겼다. 서비스라는 단어는 노예를 뜻하는 Servus라는 단어에서 나왔는데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불쑥 나타나 필요한 것이 없느냐라고 묻는 것을 싫어했고 그러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렸다. 그만큼 불필요한 말을 하는 것과 눈에 자주 띄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뉴욕의 센트를 아파트에는 아까 말했듯이 엘리베이터가 2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한대는 거주자들이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건물 수리공, 가사 도우미 등의 일반 입주자 외에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적으로 보자면 평등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을 제기할 순 있겠지만 실제로 그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더 편하다고 말한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면서 불필요하게 인사를 할 필요가 없고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거나 또 옷차림에 신경쓸 필요없이 본인의 업무만 충실히 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 어느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에서는 Silent Service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음식점에서 직원들은 고객에게 큰 소리로 인사를 하거나 주문을 받고 뛰어다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주방 안은 비록 전쟁터일지라도 손님들이 식사를 하는 그 공간에서는 여유로운 발걸음과 편안한 무표정을 짓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의 질문을 받으면 다른 테이블에서는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한 목소리로 간결하고 꼭 필요한 정보만 담아 대답하여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다보니 손님들도 조용히 그에 대응하는 보디랭귀지와 조용한 목소리로 식사를 즐기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다보니 과연 서비스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란 것을 마치 종 누리듯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이것이 문제시되고 있고 그것이 결국은 터져버려 요즘의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서비스를 제대로 알고 이용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외국에서는 서비스라는 것이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에 평등한 입장에서 그들을 대하고 또 그들도 역시 우리에게 평등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접을 받고 싶다면 나부터가 그런 행동을 취해야 할텐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왜, 서비스인들을 나보다 더 아래인 사람으로 여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나라 경제가 성장하듯 우리들의 인식도 성숙해졌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인문학 책은 마치 어린왕자와도 같이 두고두고 꺼내보기 좋은 책이다. <비즈니스 인문학>은 배경지식 또한 풍부하여 읽는 내내 재미도 더해지니 책의 값어치가 월등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머리 복잡할 필요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도 좋다는 뜻이다. 인문학에 목마른 날은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