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이죠. 거기엔 정치와 시대 흐름을 뛰어넘어 무언가 인간 보편적인 것이 있어요.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요. 인간 영혼과 정신에 타고날 때부터 내재된 본질적인 요소가 음악 속에 들어 있다고요. 음악은 어느 시대 어느 시기건 할 것 없이 항상 있어 왔고, 동서양을 비롯해 남아프리카, 스칸디나비아, 브라질, 심지어 수용소 군도에서도 존재해 왔습니다. 음악은 형이상학적이거든요. 혹시 형이상학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물리적 세계를 뛰어넘는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음악이 순수 물리적실존의 배후에, 혹은 그것을 넘어서는 세계에 있다는 뜻입니다. 음악은 시간과 역사, 정치, 빈부, 생과 죽음을 넘어섭니다. 그런 면에서…… 영원하죠. 괴테가 이런 말을 했죠. <음악은 이성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저 높은 곳에 있다. 세상만물을 지배하는 힘이,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이 음악에서 나온다.> -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