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서입니다. 어렵습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를 소리만 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왠지 자꾸 끌려서 읽게 되는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을 많이 들여 천천히 진짜 느긋하게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이런 책을 소장하게 된 것이 일단은 무척 뿌듯하고 모를 소리만 읽고 있으면서 가슴 한 구석이 벅차 오르는 묘한 감정 또한 생소하면서도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내용은 인간관계의 깊이에 따라 배신을 윤리적 문제로 볼 것인가 아니면 도덕적 문제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인데 이 책에서의 배신은 두터운 인간관계에 대한 배신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인간관계와 전폭적인 신의를 전제로 하므로 배신은 인간관계를 손상시키고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그런 배신의 동기들이란 남보다 앞서는 데에서 오는 전율이나 위험한 삶을 사는데서 오는 흥분, 이중 생활을 하는 데에서 오는 쾌감이라고도 말 할 수 있는데 스스로 고결하고 좀더 가치 중심적이라고 판단하는 개인의 이기심 등에서 배신의 행위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신의 행위는 배신자의 인격보다는 이들이 속한 관계 및 상황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는데 이런 이유든 저런 이유든 배신은 배신을 당한 쪽이든 배신을 용인한 쪽이든 간에 깊은 내면으로 봐서는 결코 환영받고 있지 못 합니다. 정보를 팔아 넘긴 배신자에게 정보로 이득을 취한 쪽이 후한 물질적 보상을 한 사실은 명백하나 결코 명예까지 얹어 주진 않았듯이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상황에 내 몰려 의도와 달리 배신의 행위에 던져진 인간상들이 등장하는데 두터운 인간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공동체에서 기능하는 윤리가 필요로 했던 더러운 손에 의한 희생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의 배신이란 대체로 윤리의 영역입니다. 도덕은 진실을 왜곡한다는 이유로 더러운 손이 필요없을 수도 있지만 윤리의 경우는 상황을 배신으로 종결지을 어떤 도구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도구들은 찾으면 반드시 나타납니다. 두터운 인간관계가 바탕이 되므로 또한 배신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성립이 되는데 인간사에 있어 배신은 사랑만큼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군요. 그리고 사랑만큼 강렬하고도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구요. 사랑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찾으면 등장하는 바로 더러운 손 때문이겠네요. 사랑은 둘이 하지만 배신은 물론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때에 따라 집단이 가담하기도 하니까요. 

어떤 경우든 나는 배신을 하지도, 당하지도 않고 살고 싶지만 내가 상대와의 신의가 두터우면 두터울 수록 배신에서 자유롭지는 못 하겠네요.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판단은 항상 고결하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한 말이죠. 알듯 모를 듯 참 힘들게 읽어 내렸습니다. 이상 서평 배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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