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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다 덮고 무척이나 먹먹한 느낌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내 얘기와 닮아 있어서요.
책은 뇌수술에 얽힌 주인공 찰리의, 일기와도 같은 매일의 경과보고서(약 9개월)양식으로 이어져 있으며
이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지능은 비록 떨어 지나 주변 사람들과 아주 사이 좋게 잘 지내는, 매사 행복한 '찰리'가 있습니다. '찰리'는 똑똑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간절히 똑똑해 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찰리'를 대상으로 실제로 뇌수술을 통해 뇌기능을 고도로 발달시킨 후 그에게 일어 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미 그 단체는 '앨저넌' 이라는 쥐를 통해 이 수술에 대해 어느 정도 긍정적 결과를 가지고 있는 상태이긴 하나 인간에게 접목해 보질 못 한 상태로
저능아 '찰리'를 선택하여 뇌수술을 하게 되고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이후 '찰리'는 아주 짧은 시간에 뇌가 급격히 발달합니다. 10개국의 언어를 구사하게 되며 아직 번역조차 되지 못한 논문에 대해 유수의 대학 교수들과 대화를 나눌 지경에 이르나 어떤 학자도 '찰리'의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찰리'의 기대와는 다릅니다. '챨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알 수없는 주변인들은, 갑자기 예전과는 달라진, 오히려 그들보다 더 잘난 '찰리'를 모두 냉대합니다. 또한 저능아 시절엔 깨닫지 못 하던 사회의 부조리를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에 대한, 또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혼돈을 경험하는 '찰리'는 이유도 모르게 자주 화가 나고 사람들로부터 고립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쥐 '앨저넌'에게 뇌기능의 퇴행이 오고 '앨저넌'과 같은 때가 올 것을 깨달은 '찰리'는 자신의 퇴행을 준비 합니다. 수술 후 단 몇개월만에 10개국어를 구사하던 '찰리'는 이제는 수술하기 전과 똑 같이 모국어의 맞춤법 조차 제대로 쓰지 못 하게 되고 수술 전의 자신의 모습과 수술 후 지능지수 170 이었던 자신, 양쪽 모두를 기억하는 '찰리'는 예전과는 달리 고독하기까지 합니다. 뭔가를 많이 안다는 것이 이토록 혼란스럽고 외롭운 일인지 '찰리'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 합니다.
이 소설은 1959년도에 출간되었다는 데요
어쩐지 소설을 읽는 동안 소재가 신간치곤 다소 올드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유가 출간시점이 저리 오래 되어 그런 것이더군요
출간시점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어딘가 먹먹하고 쓸쓸하더군요
앞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이는 저의 이야기와 전혀 다르지 않거든요.
일로 엮인 인간관계들 사이에서 지식과 이론으로 중무장한 저의 말들이 인간에 대한 공감없이 허공을 떠 돌때면 그들과 저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 하고 겉돌 때가 많은데 겉돌기만 한다면야 그저 그들을 존중하고 말면 될 일일테지만 공감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인 의견 충돌로 인해 그들이 나보다 못 나 보이는 때가 오면 어김없이 몇명의 직장동료들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는 일이 벌어지니 참으로 인간관계로 지치는 날들이 숱하더군요. 이 책 속에 그 답이 있는데 결국 지식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더 먼저여야 한다는 것이죠. 알면서도 마음으로 받아 들이질 못 한 제 과오를 성찰하게 되었는데
아주 단순한 줄거리지만 그 문장들과 심리묘사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소설입니다.
출간의 시점따위는 날아가는 새에게나 줘 버려도 될 듯 합니다.
책 속에서 특히 각인되던 몇 줄을 소개하면요
수술은 찰리를 교육과 문화라는 껍데기로 겉모습을 바꿔 놓았지만, 감정적인 면에서 찰리는 아직도 거기에 남아서 상황을 보며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288-
조건없는 인간관계에 나는 너무나 목이 말라있었다. -314-
지능과 교육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366-
"제가 지적장애를 겪을 때에는 친구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없어요. 오, 물론 아는 사람은 많아요. 많고, 많은 사람들을 알죠. 하지만 정작 진짜 친구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제게 의미있는 친구가 한 명도 없고, 저도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367-
추신. 니머 교수에게 사랑들이 비웃을 때 화를 내지 않으면 더 많은 칭구들을 사귀게 될 거라고 꼭 말해주세요. 사람들이 웃도록 내버려두면 치구를 사귀기가 시워요. 워렌에 가서 저는 치구들을 많이 사귈거에요.
추신, 혹시 기해가 있으면 딧마당에 있는 앨저넌의 무덤에 꼿을 좀 놓아 주세요 -453-
차례의
1부는 꿈 - 내가 똑똑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우리 가족들이 특히 날 엄청 좋아 해 줄거야
2부는 혼돈 - 왜 난 똑똑해졌는데 사람들이 날 안 좋아하고 나는 왜 자꾸 화가 나지?
3부는 고독 - 친구들이 떠나간다. 다니던 빵집에서도 내가 나가지 않으면 모두들 파업하겠다고 했다.
4부는 이별 - 여자친구 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외롭다 아무도 날 이해하지 못 한다. 그리고 가족들도 나를 온전히 받아 들이지 못 한다.
5부는 회귀 - 본래의 나로
과거나 현재나 인간에 대한 이해가 앞서지 않고서는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행복할 수는 없나 봅니다.
저의 직장생활에서의 가장 우선 순위의 소망이 '사랑과 신뢰로 가득한 따뜻한 인간관계' 인데
최근 저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완전히 대입되는 이 상황에,
이 책 '앨저넌에게 꽃을'은 마음깊은 곳에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살아 온 내 모습과 나의 인간관계를 뒤 돌아 보게 한 아주 고맙고도 가슴 쓰린 책이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상, 깊은 한숨으로 읽어 내린 '앨저넌에게 꽃을' 의 서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