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스케치 같은 책이네요..
한면은 사진이고 다른 한면은 글이라
가독성과 감성을 다 잡은 느낌입니다
이야기의 소재는 신혼여행으로
달콤하면서도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부담스럽지 않은 단편 형식으로
두가지 이야기를 엮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소재의 흐름으로 보면 사실 제 취향은 아닙니다
신혼여행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인생의 전환점을
너무 쉽게 결정내고 또 너무 쉽게 그만해야 하겠다는 말로 말다툼을 벌이니까요..
어쩜 그건 제가 40대 후반에 이 소설을 만난 까닭도 있을 겁니다.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중반에 읽었다면 그나마 공감은 아니더라도 이해는 했을 수도 있는데요
저는 기혼자로 결혼이 주는 시간이 지날 수록 묵직해 지는 책임감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고
한순간의 결정이 남은 인생에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를 매초마다 실감하고 있으므로
이야기 속 주인공, 두 신부의 신혼여행 기간의 발언들이 사실 공감되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저라는 사람은 나이를 불문하고 인륜지 대사 앞에서
'충동적'이라는 단어를 내 뱉는 행태 자체를 썩 반기는 타입이 아니라 더 그런 지도 모르지요~
허니문 인 파리 입니다
내용은...
2012년 과1912년 의
두 신혼부부의 이야기입니다.
100년이란 시간차를 두고 두 부부가 비슷한 경험을 하는데요
시간을 초월하는 하나의 매개를 통해 두 부부가 이어 집니다.
매개는 그림인데요..
그림을 갈등해결에 중요한 도구로 썼다는 점은 제 맘에 쏙 들었습니다.
갈등이 발생하고 갈등이 문제로 번졌다는 것을 2012년의 새신부가 먼저 인지하지만
신랑은 그것이 왜 문제인지, 인식 조차 못 합니다.
그러나
그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신랑인데요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신부의 답안이 '충동적 결혼이었다 그러니 무르자' 라는 것도
납득이 안 되지만 그런 상황이 되도록 일에만 빠져 있던
신랑도 저는 용서가 안 되던데요
뿐 아니라
문제 해결 조차도 그토록 초간단하다는 점은 공감 부족의 최고봉이었습니다...ㅎㅎㅎ
이 무슨 서평이 이 모양인지..ㅋㅋㅋ
정녕코?
그게 가능해?
평생을 그리 살아 온 사람인데...고작 그 그림 한점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했다고 순식간에 그 문제와 갈등이 완전히
설탕이 물에 녹듯 사라진단 말이야?
그거 혹시 책을 통해 실현하고 픈 작가 내면의 바람이나 소원인거 아냐?
그나마 주인공의 어린 나이를 핑계 삼은 점과 그리고 또한 신혼여행 중이라는 설정으로
그래...뭐 그렇다고 치자고..넘어 가 지긴 하는데요
글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면에 함께 수록된 사진은 그런 독자의 불충분한 공감을 은근 슬쩍 달래주는데요
기왕이면 사진말고 이야기의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상상가능하도록 글로 풀어 놓았더라면 그나마 부글거리는 독자의 심기를 좀 더 잘 누그려 트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예를 들면
에펠탑은 갈색으로 칠해져있다
초콜릿 색과 똑같은 색이다
이런 부분들 말이죠..
저는 파리에는 아직 한 번도 가 보지 못 한
토종 한국인으로서
루브르 박물관에 들어 가기 위해선 일상적으로 거의 한시간에 가까운 줄을 서야 한다는 점
그래서 오르세 미술관으로 향했는데 오전 10시 임에도 불구하고 줄이 뱀의 또아리처럼 늘어져 있더라는 설명
그리고 가끔 무료 입장을 할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 날이라는 팁..
이런 부분은 독자에게 참고할 개재가 되니 숨은 보물찾기 하는 느낌이어서 여행서적을 읽는 듯 참 신선했습니다.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올리비아 할스콘. 인상파 화가 작품이 전시된 꼭대기 층에 꼭 가봐요.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 지금 바로 가서 최고의 전망을 보도록 해요"
라며 미술관에서 만난 아주 여유 넘치고 세련된 남자 분의 조언이 들려 주는 부티나는 상상들...
조조 모 예스의 책이라고 덮어 놓고 읽어 보고 싶었던 독자로서는
이야기에 대한 공감부족이 제일로 서운했구요
또한 상상가득한 빛의 도시를 글로 구경하는 재미로라도 보상받고 싶었는데
그것또한 충분치 못 한 듯하여 다소 아쉬운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깊은 묘사를 굳이 사양하는 분들에게는 상큼한 스케치 보듯
가볍게 읽기에는 나쁘지 않을 듯 싶네요~
이상 허니문 인 파리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