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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예술가의 부활절 살인 - 20세기를 뒤흔든 모델 살인사건과 언론의 히스테리
해럴드 셰터 지음, 이화란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399페이지에 달하는 흔히 말하는 두꺼운 책입니다.
최근 저에게 약간의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사뭇 머리가 복잡했는데요
다행히 이 책 덕분에 그 어지러운 시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서평 미치광이 예술가의 부활절 살인 입니다.

책 소개에 기록문학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눈길을 끄는데요
실화의 기록을 바탕으로 시간순으로 엮어 놓은 책입니다.
책을 쓴 이의 끈질긴 탐문과 노력에 책을 읽는 내내
진정 감탄하게 되더군요
이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또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을까 생각하니
방에서 편하게 읽고 있는 제가 오히려 죄송스러울 지경이던데요
아주 실감나게 그리고 객관적인 힘으로 사건을 엮어 놓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기록문학이라는 단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싶었는데요
덕분에 달팽이 독서가인 제가 이 책을 잡은 지 3일만에 완파했다는
놀라운 저의 개인기록을 세웠지요~~^^
다시 책으로 돌아 가면요
너무도 살기 좋은 뉴욕 맨허튼의 빅맨 플레이스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 지는데요
얼마 떨어지지 않은 주변 동네에서 시간을 두고 자꾸 비슷한 살인 사건이 벌어 집니다.
왜 유독 그 지역에서 그런 류의 사건이 발생하는 지 뚜렷하게 밝혀진 이유는 없습니다만
궁금한 까닭에 책의 서두는 맨허튼의 빅맨 플레이스의 유래로부터 시작합니다.
빈민가와 부유층이 함께 하는 동네 빅맨 플레이스
반복되는 살인사건에 언론은 뭔가 군침을 흘리게 되고
하필이면 희대의 천재적이며 미치광이 같은 조각예술가의 아연실색할 살인이 노출됩니다.
다중인격과 정신병을 함께 앓고 있는 이 살인마의 기괴한 인생사 자체가 언론에게는 아주 좋은 먹잇감인지라
살인이라는 심각하고 묵직한 이야기는 가쉽 또는 스캔들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살인마의 묘한 행적만으로도 관심이 집중되는데
하필이면 피해자는 10대후반의 놀랄만한 미모의 누드 모델
묘한 포즈로 야릇한 상상을 가능케 하는 사진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피해자의 가족들 조차 모두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게 되는데요
소재 자체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데다 또한
언론의 대대적인 날조에 힘입어
이 전대미문의 살인 사건은 온 뉴욕을 방방 뜨게 합니다.
물론 조용히 살인 사건에 준하는 수순대로 처리 되었을 법 하지만
언론은 이 흥미로운 사건을 그대로 잠식시킬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져 파장을 만들어 종이배를 뒤집듯
매일매일 군침도는 타이틀로 신문 지면을 도배하며 대중의 시선을 뒤집어 놓아
애도 조차 모자를 살인사건을 싸구려 이야기꺼리로 전락시켜 버리지요
사건을 신문으로 접하는 사람들은 재미난 연속극 읽듯 했겠지만
따가운 대중의 시선으로 피해자 가족들이 겪었을 고초는 상상을 초월하지 않을까 싶던데요
어디서부터가 진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야기는 조잡해지고
나중에는 살해당한 미모의 누드 모델의 행실과 그 집안의 가정사가 문제시 되면서
살인마가 살인마가 아니라 예술가로 등극하는 등 왜곡 일색으로 변해 갑니다
그 와중에 그 살인마의 사형을 막기위해 고용된 변호사는
딱 봐도 일급 살인자를 지금껏 단 한명도 전기의자에 앉힌 적이 없는
날고 기는 달변가
덕분에
역시 이 희대의 살인마도 전기의자 신세를 면하게 되고
변호사의 명성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 가게 되는데요
눈부신 활약이라고 해야 할지
속내가 빤히 보이는 술수라고 해야 할지
이 모든 일이 실제였다하니 갑갑하면서도 울컥하더군요
힘없이 죽은 이와 그 가족만 한스럽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옛말에 서러우면 출세하랬다고 집안에 판사, 경찰, 의사는 꼭 한명씩 두어야 한다더니
읽다 보니 진짜 기가 차더군요..
더욱이 이 살인마는 자신의 이야기가 신문에 대서 특필되면서 자신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오히려 자신을 유명 언론사에 스스로 팔아
몸값 지불을 약속받는 등의 거래로
최고의 변호사도 선임하고
온갖 범죄란 범죄는 다 저질러 교도소를 수시로 드나드는
두 형들의 옥바라지도 하는데요
이런 류의 싸이코패스를 둘러싸고 변호사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살인마는 감옥에서 자신의 천재적 재능이었던 조각을
하고 싶은대로 원없이 하다 죽었다 하니
이 무슨 부조합인지 먹먹하더군요...
거기다가 언론의 말장난이란...
화가 나서였는지 그 살인마의 몰락이 궁금했는지
여튼 가독성 하나는 끝내 주던데요
문제는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독성이 강한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는 겁니다.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시각에서,
얼마의 힘으로 이야기를 하는가 인데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보이지 않은 힘 때문에 치명타를 입고
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다시금 겪게 되었는데요
사실 요즘 제가 겪고 있는 현실과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전혀 다르지 않아서
더 답답했다지요~~^^
말이 갖는 힘이 얼마든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또 한번
각인시킨 한숨 많은 책이었네요
즐겁지는 않지만 이런 기록 문학이란 류도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상
서평 미치광이 예술가의 부활절 살인 이었습니다.
편히 주무시구요
내일 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