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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고 스토리 - 장난감 브랜드, 혁신의 아이콘이 되다
에비타니 사토시 지음, 류지현 옮김 / 유엑스리뷰 / 2024년 3월
평점 :
레고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조립하는 걸 좋아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장난감을 살 때, 레고만큼은 사심을 가득 담아 비싼 것도 척척 사주었고, 여전히 나를 위해 레고를 구입하고 있다.
레고 팬의 한 사람으로서 레고에 관한 이야기라니… 끌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더 레고 스토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 미디어 <닛케이 비즈니스>에서 디지털 편집장과 런던 지국장을 역임한 작가가 덴마크에 있는 레고 본사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있는 현장을 방문하여 경영진부터 현장 직원, 이전 직원 등 많은 레고 관계자들을 취재한 끝에 완성한 레고의 ‘탈범용화 경영’ 기록이다.
2021년 3월 10일, 레고의 CEO 닐스 크리스티얀센은 2020년의 레고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바로 ‘레고, 창업 이래 최고 이익 갱신’ 이었다.
레고의 2020년 연간 결산 매출액과 영업 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과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지난 분기 대비 상승하였다.
특히 ROE는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라 불리는 세계 거대 인터넷 기업에 필적하는 놀라운 성과였다.
그렇다고 레고가 창사 이래 계속해서 성장의 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부터 레고 이익의 원천이었던 레고 블록 제조 특허가 만료되면서 누구나 레고와 같은 블록을 제조 및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경쟁 관계에 있는 장난감 회사들이 레고보다 저렴하면서도 레고와 호환이 되는 블록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레고 제품은 범용품이 되어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비디오 게임이라는 거대한 경쟁자가 등장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빼앗겼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는 레고의 움직임은 느리기만 하여 1998년에는 레고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고, 2000년대 초반에는 파탄 직전까지 몰리기도 하였다.
또한, 2016년 연간 결산까지 파죽지세로 성장을 이어가던 레고는 2017년 들어 감수감익으로 돌아서 ‘성장 신화는 끝났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레고가 이와 같은 범용화 위기를 극복하고 유일무이의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며 세계 제일의 완구 메이커로 계속해서 손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레고가 오랜 시간을 들여 갈고 닦아 온 4가지 전략 때문이다.
전략 1)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 - 대담하게 좁힌 비즈니스 모델
전략 2) 계속해서 히트작 내놓기 - 타율을 높이는 제품 개발 구조
전략 3) 탄탄한 커뮤니티 활용하기 - 팬의 아이디어를 히트작으로 개발하기
전략 4) 명확한 존재 의의 세우기 - 기업의 ‘축’을 사내외로 계속 전파하기
레고의 힘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마되었다. 이 전략들은 비슷한 환경에 놓인 다른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레고와 같이 대체불가능하고 독보적인 가치를 가지고자 하는 개인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레고를 좋아하는 개인에게는 레고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기업 경영 및 경영 전략 분야에 속해 있는 책이지만 소재가 흥미롭고, 서술이 쉽고, 소제목에 핵심 내용을 담고 있어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