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다, 재밌다, 재기발랄하다.

상상력 만화퀴즈
김충원 글.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1996년 6월

이 책도 역시 여타 김충원님의 책들과 다르지 않은 - 재기 발랄한 퀴즈 만화책이다. 아마도 이 책에 나오는 퀴즈들 중 반만 정확히 풀어도, '상상력이 넘치는' 또는 '천재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어렵다.(^ㅡ^;) 하지만 양과 파 그림을 그려놓고, '둘을 합치면 뭐가 되느냐?'같은 질문에는, 그저 행복하게 웃으며 '양파'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나저나 이 놀라운 문제들은 전부 다 김충원님의 머리 속에서 나온 상상력의 산물일까? 정말 궁금하다. 특히 '코 속에서 바라본 발등의 모습', '소매치기가 지갑을 슬쩍하는 순간, 호주머니 속에서 바라본 모습' 등등의 그림을 보다보면 더더욱 궁금해진다. 여하튼 유쾌한 책.

아름다운 이야기.

별난가족 - 지경문고 51
최영재 지음 / 지경사 / 1997년 2월

내 초등학교 말을 꽤 서정적으로 장식해줬던,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한 수북이와 그 때 내 나이가 같아서 얼마나 열심히 보았는지. 이비인후과 의사 방귀봉씨는 또 얼마나 웃겼는지. 나누리 여사의 나눔 솜씨는 또 얼마나 훌륭했는지. 문조를 아끼는 귀염둥이 막내 방둥이는 얼마나 귀여웠는지..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

지은이 최영재님은 서문에서 '별난 가족은 뭔가 유별나고 괴상한 가족이 아니다. 참되고 즐겁게 삶을 꾸려가려고 애쓰는 평범한 가족이다. 그러니 사실은 별난 가족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가족이다. 그런데 어느 틈엔지 우리 사회는 이 보통 가족이 별난 가족이 되어서 나는 슬프다. 여러분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이런 제목의 소설이 안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겠다.' 라고 쓰셨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저자의 소망과는 점점 반대편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듯하다. 최영재님의 그렇게도 끔찍히 사랑하신다던, 중2라던 딸도 지금은 어엿한 성인이 다 됐겠군......하고 생각하다보면 감개 무량하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초등학교 때 이 책을 볼 수 있었다면 행운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행운을 잡을 수 있었던 것에, 그리고 이 책이 아직도 내 책장에 얌전히 꽃혀 있는 것에 감사한다

퀴즈에 담긴 역사.

퀴즈탐험 한국의 역사 1 - 건국에서 통일신라까지
김충원 글.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0년 12월

동생이 보면서 재밌다며 감탄하는 책이 있어 슬쩍 들여다보니 이 책이었다. 사실 딱딱하고 지루하고, 외울 것 투성이인 역사를 이렇게 만화로 쓱싹 부드럽게 요리하기가 쉬운 일인가. 이 책은 가벼운 상식 위주로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역사 퀴즈'라는 제목답게 오른쪽에는 문제와 삽화가 있다. '신라의 시조 이야기는 세 가지가 전한다. 박혁거세, 석탈해, 김알지의 이야기인데, 이들이 태어난 것을 각각 어떤 동물이 알렸다. 다음 중에서 관련이 없는 동물은?' 그리고 아래에는 1. 흰 말 2. 흰 닭...이런 식으로 삽화와 함께 보기가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답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퀴즈 형식이니 지루한 서술 나열보다는 아이가 흥미를 갖고 풀기 쉬운 것 같다. 여하튼 가족들이 모두 함께 자신의 역사 상식을 테스트해보는 것도 '가족 단란'에 좋을 듯.

수학, 기초부터 단단히!

개념원리 초등수학 6-2
디딤돌 편집부 엮음 / 디딤돌 / 2001년 6월

일단 판형이 꽤 크고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답게 활자도 큼직큼직하다. 편집도 알록달록 깔끔하게 꾸며져 있지만 뭐 애초에 수학 문제집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 리 만무하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아이들이 이 문제집을 끈기있게 풀게 하기 위해선 부모님의 관심과 지도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이 문제집을 부모님이 먼저 풀어보시고 어려운 응용 문제에도 알기 쉽게 척척 대답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아놓으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실제로 한 페이지마다 응용 문제 하나씩은 꼭 있기 때문에 아이가 어렵다고 느끼기 쉽다.

디딤돌에서 나온 개념원리 시리즈는 대체로 믿을 만하다고 본다. 이 문제집으로 아이의 수학 기초를 확실히 잡으시길.

웹 디자인을 위한...?

웹디자인을 위한 나모 웹에디터 4 쉽게배우기
홍종남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0년 8월

내가 서점에서 이 책을 덥썩 골라잡은 이유는 아마 깔끔하고 세련된 외형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빵빵한 부록 때문이었기도 했고. (홈페이지 제작에 필요한 아이콘, 플래시 4, 포토샵 5.5-물론 트라이얼 버전이다, 6개 통신사의 전용 프로그램, 1개월 무료 이용권, 나모 웹 에디터 할인권) 내용을 평가해보자면 초보자 입장에서 쉽고 간결하게 쓰여진 책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배우기 쉽다는 점에서 한 표 얻을 수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선 '웹디자인을 위한' 이라는 제목에 맞지 않게 너무 초급적인 내용만 나와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달랑 나모 웹에디터만 설명 해놓는 것이 아니라 계정 구하는 법부터 등록법, 홍보까지 자세히 설명해놓은 것은 맘에 들었다.

결국 난 홈페이지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정말 깔끔하고 방문객들이 많은 인기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으신 분이라면 일단 포토샵부터 잘 공부하시길 권한다) 다른 분들은 성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