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약국의 딸들 - 나남창작선 29 나남신서 105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사실은 내가 이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다 못 자르고 정신없이 책에 빠져들던 기억이 선한데. 벌써 일년이 지나버렸군. 이 책은 전혀 다른 성격, 전혀 다른 캐릭터의 다섯 딸들. 용숙, 용빈, 용란, 용옥, 용혜에 관한 이야기이다. 솔직히 말해서 불행의 시작은 용란부터가 아니었을까 한다. 용란이 자기네집 머슴 한돌이와 그런 짓만 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김약국댁이 망가질 일은 없었을것 아닌가!

그렇지만, 사람 사는 게 그렇게 맘대로 되는 일도 아니고. 솔직히 말해서, 비극으로 끝나기 때문에 읽고 나면 약간 기분이 우울해진다. 그렇다고 어떤 메세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여러명의 사는 모습을 훔쳐본 기분이랄까. 여하튼 이 집 딸들, 팔자가 기구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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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보기엔 하루키 그 특유의 툭툭 던지는 듯한 '아무래도 좋아, 날 내버려둬'같은 문체라던지 아니면 등장인물들의 폐쇄성이라던지, 그런건 여전한 듯하다. 아마도, 하루키의 소설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교성으로 똘똘 뭉쳐진 그런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일은 없지 않을까. 그래도, '벌꿀파이'에서 쥰페이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소설을 쓰자고, 날이 새어 주위가 밝아지고 그 빛 가운데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꼬옥 껴안고, 누군가가 꿈꾸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소설을 쓰자고 결심할때. 나도 약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실 상실의 시대 마지막장을 넘길 땐, 약간 마음이 서늘해졌기 때문에. 이제 그렇게 변한 하루키가, 정말 얼마나 환한 빛같은 소설을 쓸런지, 내심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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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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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스트와 설탕을 넣지 않은 소박한 빵이 그의 식사이다. 가끔씩 물고기를 잡으러 가기는 하지만, 역시 낚시보다는 수려한 월든 호수의 경관을 감상하는데 그는 더 빠져있다. 기껏 낚시한 물고기는 내장을 제거하고 손질하면 먹을 것도 별로 없다며, 손이 별로 안 가는 딱딱한 빵으로도 그만큼의 배는 채울 수 있다고 투덜거린다.

멋진 삶이다. 현대인들이 모두 동경하면서도, 결코 실행하지는 못하는, 그런 자연인의 삶이 아닐까? 그가 숲 근처의 여러 호수들(월든을 포함한)의 투명한 얼음의 색깔이라든지, 그곳에 사는 동물이라든지, 장작으로 좋은 나무의 모양을 말한다든지 할 때마다, 책장에서 숲 향기가 날 것 같았다. 기분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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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향기 1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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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작부터 사람을 한없이 끌어당겨서 연달아 세 권을 읽게 하고, 마지막엔 펑펑 울게 하는 그런 책이다. 한 여자에 대한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 결국은 비극으로 끝나는 그런 사랑 이야기.

사실 나도 내내 읽으면서 이 바보같은 남자와 여자에 대해 계속 화가 났다. 그들이 조금만 더 솔직히 터놓았다면, 그렇게 허탈하게 모든 것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보내주는 것이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할 때부터가 오판의 시작이었을까. 여하튼 훌륭한 사랑이야기이다. 사랑 이야기로는 이렇게 애절하고 아름다운 국내소설은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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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정덕희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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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녀는 뭘 하고 있을까. 그녀가 SBS 강의로 단번에 부상하고, 또 가라앉은지도 삼년 남짓 지났다. 그녀의 톡톡 튀는 독특한 목소리, 신선한 강의 내용과 '행복하소서' 하는 제스쳐... 이 책은 그녀가 꿈을 가진 야심찬 고등학생에서, 우울증에 걸린 주부에서, 또 성공한 강사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아마도 그녀의 화려한 성공만을 본 사람들은 그녀의 그런 아프고 초라하고, 궁핍했던 옛 이야기는 감히 상상치 못하리라. 나도 그랬지만, 과연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의 열매를 딸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다시 읽어보면 역시 삶에 대한 끝없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란 멋진 거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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