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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뷔르거 / 글동산 / 1996년 9월
평점 :
절판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라, 이 무슨 촌스러운 제목인가 하겠지만 엄연한 책의 제목이다. 실없는 책이로군, 하고 비웃겠지만 뭐- 그 말엔 반박할 여지가 없다. 분명 실없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 허풍선이 남작은 오리를 잡는답시고 호기롭게 도시락 반찬이었던 튀김을 실에 꿰어 오리에게 먹인다. 미끌미끌한 튀김은 오리의 창자를 쑤욱 미끄러져들어가 다른 오리가 그것을 또 먹고 또 쑤욱 미끄러져 나온 튀김을 다른 오리가 또 먹고..해서 하나의 실에 오리를 주렁 주렁 매단 꼴이 되어, 허풍선이 남작은 의기양양 친구들에게 그것을 자랑하는 것이다.
물론, 말이 안 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허풍선이 남작의 지칠 줄 모르는 입담에 사로잡히면, 그것이 말이 되든 안 되는 끝장이다. 그저 입을 헤- 벌리고 동공이 풀린 채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만큼 재밌다. 황당무계하다. 이런 이야기가 썩 교훈이 있어 아이들에게 읽히라고 말은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너무너무 재미있었다-라고 머리속에 깊게 박히게 된 이야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