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론
김완섭 지음 / 천마 / 199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의 여성학 코너에 희한한 제목의 책이 있기에 집어들었다. '창녀론'이라. 대한민국의 모든 여자는 창녀이다 - 라는, 듣자마자 화가 치솟는 주장을 펴고 있는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책이다.

남자는 여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양육에 필요한 재화를 대주는 것으로 그 여자를 '산다'. 위자료란 무엇인가? 여태까지의 성생활에 대한 화대이다. 자본주의의 성 상품화가 문제라고? 아니, 그것은 오히려 여성 해방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는 바로 가부장제 - 여태까지의 가족 제도이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주체로서 함께 생활한다면 그것은 동거가 되야할 것이다. 회사에서 예쁜 여자를 뽑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여자들 어차피 남자 잘 만나서 시집 갈 궁리나 하지 회사에 도움 되는 게 뭐가 있는가? 그러니 회사 입장에선 꽃값 지불하는 셈 치고 분위기나 살려볼까 하는 마음으로 예쁜 여자들을 뽑는 것이 뭐 그리 잘못된 일인가. 예쁜 것도 능력이니 그 능력이 없다면 다른 부분을 계발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 등등.

지금의 나로서는 6년전 발행된 이 책의 엄청난 주장들을 다 소화시키기에도 벅차 이것이 옳다 그르다 말하기가 힘들다. 어떤 부분에서는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책을 집어던지고 싶다. 논리야 어찌 됐건간에 꽃값 지불 운운하는 부분에서는 화가 났다. 이 사람은 여자와 남자를 따지기 이전에 약한 인간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매우 현실적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여자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 여성의 남자의 도움없이 아이를 낳고 생활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20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 동안은 남자들의 성욕을 충족시켜 주는 대가로 살아가야 한다. 당분간은 참아야 한다'라고 요구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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