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박경민 옮김 / 한겨레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선뜻 집어들기 어려운 책이 있다. '앵무새 죽이기'라는 기묘한 이름도 그렇고, 여느 다른 책처럼 번지르르한 표지도 아닌데다가, 또 페이지수도 꽤 두꺼워 책장을 선뜻 펼치기 어려운 이런 책. 하지만 읽는 내내... 난 '나'와 '오빠'의 이야기를 읽으며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흑인 교회에 갈 때, 그들이 두보스 할머니 집에 갈 때, 그들이 사춘기를 겪으며 잠시 멀어지며, 그러면서 또 서로를 이해할 때.

마지막 장에서, 아버지가 조용히 '스카웃, 나중에 너도 그들을 이해하게 될 게다.'라고 말했을 때, 조용히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잔잔한 그들의 이야기. 물론 인종차별을 다뤘다는 점에서도 분명 훌륭한 책이지만, 난 그저 이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충분히 감동적이었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읽을수록 감동이 새로워지는 책'이란 건 이런 책을 보고 말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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