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이 소설은 재밌다. 그래...재밌다. 그녀의 전작 '새의 선물' 뒷표지에도 어떤 평론가가 그렇게 말했었다. '이 소설은 일단 재밌다.'라고...'새의 선물'도 그랬고 이 책,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도 그렇지만 무척이나 재밌다. '새의 선물'에서의 진희는 그녀 자신이 예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 자랐다. 더 자라지도 않고 더 성장하지도 않고 여전히 삶이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믿고 있다. 그녀 역시 삶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기보단, 그 순간을 최대한 즐기려는 듯하다.

진희는 악착같이 삶을 뛰어 넘어 보려고, 미리 예측하고 재보고 하지만 언제나처럼 삶은 그녀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원치 않던 아이가 생기고, 동료가 자신을 배신한다. 그녀는 실망할까? 아니, 그녀는 언제나 이랬던 것이라고 체념할 뿐이다. 중절 수술을 하고 동료에게 마른 웃음을 보내며 사직서를 전하고. 그런 식으로 그녀 삶의 방식을 이어나간다. 너무나 냉소적이고 회의적이고, 사람에 대해, 삶에 대해 전혀 기대를 걸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가끔씩 섬뜩했다. 현석을 뿌리칠 때도, 기대를 건 그 순간 아이를 지워버릴때도. 가끔씩은 섬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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