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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미 유어 드림 -하
시드니 셀던 지음, 정성호 옮김 / 북앳북스 / 2000년 5월
평점 :
합본절판
간밤에 '프라이멀피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다 보고나니 이 책의 내용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둘 다 '다중인격장애'라는 희한한 병에 대한 이야기다. 이 병은 정말 소설화, 또는 영화화하기 딱 좋은 병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 요소가 많다고나 할까. 주인공 애슐리는 금발에 근사한 몸매와 지성을 함께 갖춘 멋진 아가씨다.(하긴 시드니 셀던의 여주인공이 항상 뭐 이렇지..)
그녀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받은 성적 학대를 견디지 못해 자기 안에서 또 다른 자기를 만들어낸다. 그녀가 '애슐리'였을 때 표현하지 못했던 불만과 분노를 '토니'가 되어 마음껏 분출하는 것이다. 작가는 토니, 애슐리, 알레트가 마치 서로 다른 인물인 것처럼 중반부까지 계속 숨긴다. 그래서 더 재미가 극대화 된 듯.
그런데 그런 곳에 신경쓸 정도면 마지막 그 엉성하기 짝이 없는 갈등 해결 부분은 좀 어떻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나 싱겁게 법정 씬이 끝나버리는 것이다. 비디오 테잎 하나를 보여주고, 판사는 너무나 간단하게 무죄를 선고한다. 보면서 내심 황당했다. 책의 거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질질 끌어온 애슐리의 재판을 그렇게 끝내다니. 으음. 여하튼 남는 것은 없지만 꽤 재밌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