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버린 수많은 이야기에 비하면, 그래도 한두 가지는 살아 있는 이야기가 있다. 그 살아 있는 이야기가 줄어들 것이 두려워, 자주는 아니고 가끔 조심스레 그것을 떠올릴 때가 있다. 나는 그중 하나를 건져 올려 배경, 등장인물, 등장인물의 태도 등을 되살린다. 그러다 갑자기 중단한다. 그것이 닳아 없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게 감각의 그물구조 아래 단어 하나가 두드러지는 것이 보인다. 그 단어가 결국엔 내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이미지를 대신할 것이 틀림없다. 나는 즉시 멈추고 얼른 다른 것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나의 기억을 변형시키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헛수고다. 다음에 떠올릴 때는, 분명 많은 부분이 굳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