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그것이 사람을 ‘만지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살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것을 사용하고, 그것을 다시 제자리에 둔다. 사람은 사물에 에워싸여 살고 있다. 그것은 유용하다. 그 이상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그것들이 나를 만지는 것이다. 그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사물과 접촉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마치 그것들이 살아 있는 동물인 것처럼.
  이제 생각났다. 얼마 전 바닷가에서 그 조약돌을 손에 들고 있었을 때 느꼈던 것이 더욱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어떤 들쩍지근하고 메슥거리는 기분이었다. 얼마나 불쾌한 기분이던지! 그것은 그 조약돌 때문이었다. 틀림없다. 그 불쾌함은 조약돌에서 내 손으로 옮겨온 것이다. 그래, 그거다, 바로 그거야. 손안에서 느끼는 어떠한 구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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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6-1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르트르 구토네요. 책 제목은 좋은 것들이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 처음에 무척 특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DYDADDY님, 날씨가 많이 덥더니 갑자기 비가 많이 오네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DYDADDY 2023-06-10 19:23   좋아요 1 | URL
사르트르는 이 책의 제목을 멜랑꼴리아로 했다가 출판사의 권유로 제목을 바꾸었다고 알고 있어요. 초창기 번역시에 ‘구토‘라는 명사로 했기에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욕지기‘정도가 맞지 않나 싶어요. (이건 더 이상한가요? ^^;;;)
눈은 잘 세척하셨는지요. 별탈없이 넘어가시기를 바라요. 그리고 다음에는 소금빵을 꼭 사셔서 맛있게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