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즉, 조우한다는 것은 삶의 궤적을 바꾸어놓는다. 그저 곧게 내리는 비가 아니라 다른 외부 요인과의 관계로 마주침이 발생하면 그 마주침은 연속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때로는 그 마주침이 유쾌할 수도 혹은 불쾌할 수도 있지만 방향이 극도로 미세하게라도 바뀌게 된다. 그 바뀜을 관계라고 부르기에 세상의 모든 유무형의 총합은 관계이다.

내가 만났던 모든 남자들은 매번 다른 깨달음을 위한 수단이 었던 것 같다. 내가 남자 없이 지내기 힘든 것은 단지 성적인 필요성보다는 지식을 향한 욕망에 있다. 무엇을 알기 위해서인가. 그것은 말할 수 없다. 나는 아직, 어떤 깨달음을 위해 M을 만난 것인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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